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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개최에 부쳐

입력
2017.06.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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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제2차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가 개최된다. 작년 4월 러시아 모스크바 제1차 회의에 이어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유라시아지역 공동번영을 위한 의회 간 협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데, 유라시아 약 25개국의 의회 지도자들과 주요 인사 약 36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유라시아 지역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광대한 공간으로 주요 문명이 발흥하고 교차되던 지역이다. 또한 냉전시기에는 동서간 이데올로기적 갈등으로 적대적 충돌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그래서 공간으로서의 유라시아는 존재하지만 공동체로서의 유라시아는 없거나 미미했다. 이번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는 공동체로서의 유라시아의 가능성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도다.

둘째, 다자적 의회외교의 활성화에 대한 기여다. 세계 각국의 민주화 진전에 따라 의회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의회연맹(IPU)을 비롯한 의회 간 국제협력체의 기능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정부외교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의회외교의 중요성이 커져왔고, 특히 공공외교의 차원에서는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는 추세다.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는 의회외교의 새로운 다자적 공간으로서 유라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국회의 입장에서도 한국 주도하에 열린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를 의회외교의 무대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의회외교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입장에서는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를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낼 소중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에 대한 참가국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고 있다. 더불어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는 출범부터 제2차 회의까지 한국과 러시아가 주도해왔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한ㆍ러 외교를 보완하고 한ㆍ러 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도 주요한 참가국이기 때문에 현재의 복잡한 한ㆍ중 관계를 풀어가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의의에도 불구하고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가 유라시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주요한 다자간 의원외교 협의체로 발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 주요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유라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통괄하는 대륙인데, 현재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에는 유럽의 주요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들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에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유럽 주요국의 참여를 이끌어내느냐 여부가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가 유럽과 아시아를 묶어내는 의회 간 다자협의체로 발전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둘째,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의 지속 가능성 확보이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주요20개국(G20) 국회의장회의를 설립하였지만 중단된 경험이 있다.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도 유사한 운명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참여국 간의 협의를 토대로 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이에 기반한 제도화 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작년에 우리 국회가 주도해서 출범시켰던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는 유라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2차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의회차원의 국제협의체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내영 국회입법조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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