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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1971 긴급경보방송 오류(2.20)

입력
2018.02.2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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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2월 20일 미국 국가긴급재난방송 EBS가 담당자 조작 실수로 시험방송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발령돼 일부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1971년 2월 20일 미국 국가긴급재난방송 EBS가 담당자 조작 실수로 시험방송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발령돼 일부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긴급경보시스템(EAS, Emergency Alert System)은 미국 정부가 안보위기 및 전국ㆍ국지적 재난시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체계의 이름이다. 냉전 초기인 1951년 시작된 공습경보시스템(CONELARD, Control of Electromagnetic Radiation), 즉 소련 폭격기의 미국 침공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핵을 포함한 전쟁 공포가 만연한 때여서 비상시 대통령이 CONELARD를 발동하면, 주요 통신사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모든 라디오 방송사가 비상 전용주파수로 전쟁 발발 상황을 국민에게 알린다. CONELRAD는 63년 긴급방송시스템(EBS, Emergency Broadcasting System)으로 대체됐다. 전쟁뿐 아니라 토네이도, 지진 등 천재지변과 테러 상황까지 미디어채널을 통해 통보하자는 취지였다.

EBS를 발령하려면 대통령이 항공우주방위국(ADC)이나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거쳐 콜로라도 샤이엔(Cheyenne)산 국가긴급경보센터에서 각 방송사에 EAN(Emergency Action Notification)을 송출토록 해야 한다. 오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방송사는 매일 바뀌는 비밀 코드로 EAN메시지의 진위 여부를 판단,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의도적으로 귀에 거슬리게 만든 경고음을 내보낸 뒤 전달받은 비상상황의 내용을 고지해야 한다. EBS는 1997년 EAS로 대체될 때까지 약 2만 회 발령됐다.

1971년 2월 20일 최악의 EBS 오류 발령 사태가 빚어졌다. EBS 시험점검이 예정됐던 그날 미국 동부표준시 오전 9시 33분, 센터 담당자가 테스트용 EAS테이프가 아닌 실제상황 테이프를 송출, 미국 모든 방송사에 비상이 걸렸다. ‘증오(Hatefulness)’라는 당일 코드까지 일치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센터가 EAS를 취소한 건 10시 13분이었다. 다행히 당일 시험점검이 예정돼 있어 상당수 방송사가 EAS를 무시했고 일부는 아예 메시지를 전달 받지 못해 긴급재난 경보음을 송출한 방송사는 20%에 불과했지만, 인디애나 주 등 방송을 들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약 40분간 공포에 떨었다.

그 재난적 실수를 계기로 국가재난경보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점검 및 개선 작업이 진행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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