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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미국 요구대로 북한 CVID 도달, 결코 불가능한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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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미국 요구대로 북한 CVID 도달, 결코 불가능한 일 아니다”

입력
2018.03.16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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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없이 美 제재 풀기 어려워

김정은도 이점 분명히 인식하는 듯

미국에 고위급 특사 보내거나

美 고위급 평양 초청 등 예상

北 체제안전 보장 조치도 중요

단계별 접근하면 핵 포기도 가능

김형석 전 통일부 대변인.
김형석 전 통일부 대변인.

김형석(53) 전 통일부 차관은 15일 북한이 내달 말 열릴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비핵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미국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거나, 반대로 미국 고위급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조치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가 비핵화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 발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첫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성의를 보일 것이란 분석에서다.

김 전 차관은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출발점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에 도달하는 것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 없이 미국의 제재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와 각 단계별 비핵화 조치를 촘촘하게 연결해 가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_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북핵 시간표’가 짜였다. 이를 만들어 낸 동력은 뭔가.

“우선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변화는 물론 북핵 해결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했다는 점을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의 전략적 사고가 작용한 결과다. 핵 무력이 완성됐다고 판단해 핵ㆍ경제 병진 노선에 따라 올해는 경제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신년사에 이미 나와 있다. 이를 위해 북미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선 것이다. 70년 남북관계사를 보면 북한 내부에 전략적 방향성의 변화가 있을 때가 기회인 경우가 많았다.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때라는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_북미 정상회담 합의 발표 뒤 북한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4월 남북 정상회담 전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4월 회담이 첫 정상회담이라 꼭 성과가 나야 한다. ‘우리민족끼리 잘 해보자’는 구호 아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접근법을 구사할 수도 있겠지만, 문재인정부는 비핵화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 발전이 어렵다고 선을 그어 놓은 상태다. 김 위원장도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그 전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추가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거나, 반대로 미국 고위급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조치를 예상해볼 수 있다.”

_진정한 비핵화, 즉 한미가 말하는 CVID가 이뤄질까.

“불가능하지 않다. 알다시피 북한이 희망하는 것은 핵 무력을 보유한 정상국가다. 이게 속내라면 CVID는 어렵다. 하지만 김 위원장도 지금 핵 문제가 스스로를 위협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안다. 때문에 CVID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국제사회 제재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게끔 해야 한다. 반대로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도 중요하다. 단계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과 단계별 비핵화 조치를 촘촘하게 연결해간다면 최종적 비핵화에 이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시간은 오래 걸릴 거 같다. 북미 간 불신을 해소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이를 포기해선 안 된다.”

_그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협의 틀이나 합의 가능성도 열어줘야겠지만 이미 북한이 합의했던 게 있다. 9ㆍ19 공동성명이다. 여기에 북한 체제안전과 비핵화를 위한 동시행동이 들어있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들어가 있다. 이행이 되지 않았을 뿐 북핵 당사국들이 바라는 입장이 이미 정리된 것이다.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 내기까지 걸리는 소모적 외교와 논쟁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_최근 통일부와 외교부 등 소관 부처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할 분담으로 이해한다. 각 단계 별 조정협의체라는 개념으로 보자면 지금은 청와대와 정보기관 중심으로 가는 국면이다. 통일부가 나서고 외교부가 나서는 때가 올 것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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