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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기자

등록 : 2017.07.12 17:29
수정 : 2017.07.12 21:01

“한미훈련 중단할 수 있나”… 북 ‘베를린 제안’ 애매한 답변

등록 : 2017.07.12 17:29
수정 : 2017.07.12 21:01

조총련 기관지 통해 첫 반응

정면거부 아닌 靑 태도 떠보기

우리정부도 “반응 더 지켜볼 것”

남북 모두 당분간 눈치게임 양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미사일을 개발한 국방과학원의 장창하(붉은 원) 원장이 중장(별 2개)에서 상장(별 3개)으로 한 계급 승진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대화 재개를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지 일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북한이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반응을 보며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베를린구상의 이행 등을 두고 남북이 눈치 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제안에 북한은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한다”며 베를린 구상에서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단 ▦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 등에 호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 공식 매체들은 베를린 구상이 발표된 6일 이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다만 11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의 낡은 틀에 갇힌 채로 내놓은 제안이라면 북측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우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매체는 “긴장 격화의 주된 요인인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할 결단을 내릴 수 있는가”라며 내달 실시되는 한미합동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문제 삼았다. 베를린 구상에 대해 직접적인 거부 대신 우회적인 방식으로 남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내놓은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 3일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제 코부터 씻는 게 좋을 것”이라며 정면 거부했던 것과는 달라진 반응이다. 남측의 태도 변화에 따라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남측으로 다시 공을 돌려보낸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당장 수용하지는 않되, 향후 상황 전개를 보며 고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확성기방송 등 상호 적대행위 중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미 제안했던 내용인 터라, 북한으로서도 남측 제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북한의 모호한 반응으로 인해 우리 정부도 남북 군사 실무회담 제안 등 후속 조치 착수에 시간을 끌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언제 후속조치 절차를 밟겠다는 구체적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쉽진 않겠지만 북한의 반응을 좀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내달 열리는 한미합동훈련이나 아세안안보대화(ARF) 계기 남북 간 접촉 가능성 등을 고려하며 남북이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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