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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문제 안고 러시아 간 ‘푸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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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문제 안고 러시아 간 ‘푸틴 친구’

입력
2017.04.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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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공격’ 양국 대립 상황

아사드 지지 놓고 입장 차 분명

성과 없는 방문될 가능성 커

트럼프는 관계 개선 기대 않는 듯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 동의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시리아 화학공격으로 촉발된 미국ㆍ러시아 간 대립구도가 극적으로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배후에서 지탱하는 러시아에 역할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동시에 트럼프 정부가 출범 전부터 공 들여온 ‘친러 노선’을 닦아야 하는 난제를 쥐고 있다. 불과 수주 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을 방문하며 호된 외교 무대 신고식을 치렀던 틸러슨에게 이번 러시아 방문길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틸러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과 뒤이은 미국의 폭격으로 경색된 미러 관계를 해소하고 합의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은 어둡다. 시리아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가 확연한 탓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최근 시리아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이라는 매우 우려스러운 행동을 목격했다”며 “우리는 비슷한 행동이 재현되는 것을 막는 일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전 러시아 미르TV와의 인터뷰에서 “실무 차원,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의 신뢰가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백악관은 같은 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화학공격에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분명하며, 러시아정부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내용의 정보평가서를 공개했다. 시리아군이 화학공격이라는 트럼프정부의 레드라인(양보할 수 없는 선)을 침범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군측이 화학공격을 조작해 미국의 개입을 유도했다”며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틸러슨의 러시아 입국에 맞춰 보도된 이 평가서는 사실상 아사드 정권에 대한 푸틴의 입장을 재촉하는 격이다. ‘친러시아 인사’라는 평가와 달리 시리아 문제에서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온 틸러슨은 러시아로 향하기 전 “러시아가 아사드와 미국 중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일정은 양국간 입장 차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정부가 당분간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기대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정부는 다른 전선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테네그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조약에 서명했다. 사실상 나토의 표적인 러시아는 동유럽 국가가 나토에 가맹해 나토의 위세가 확장되는 것을 안보위협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대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정부는 시리아 폭격 직전 러시아에 공격을 미리 알리는 등 대화의 단초를 남겨두려는 시그널을 역력히 내보였다. 러시아도 틸러슨 장관의 강공을 “협상에 앞선 근육 자랑일 뿐”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만 합의의 강도는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치기술센터의 정치분석가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세력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합의는 가능하지만 아사드 정권에 대한 입장 차가 큰 만큼 극적인 전환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과 푸틴 대통령의 면담 일정을 부인했던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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