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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법무부 간부가 장례식장서 성추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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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법무부 간부가 장례식장서 성추행" 폭로

입력
2018.01.29 16: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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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받기로 하고 정리됐지만

어떤 연락도 못 받고 인사 불이익

지목된 前 간부 “기억 없지만 사과… 인사에 영향 전혀 사실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현직 여검사가 검사장 출신의 전직 법무부 고위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그 여파로 인사 불이익까지 받았다는 폭로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경남 소재 한 지청에 근무하는 서지현(44ㆍ사법연수원 33기)검사는 29일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려 자신이 8년 전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사례를 공개했다. 서 검사는 게시글에서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모씨로부터 강제추행을 수회에 걸쳐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만 해도 성추행 얘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와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 이미지 실추 및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을 이유로 고민하던 중,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안씨 사과를 받기로 정리됐지만, 당시 안 검사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일로 인해 사무감사에서 다수 사건을 지적 받고, 그 지적을 이유로 당시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은 뒤 원치 않는 이례적인 인사 발령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적된 사건들은 대부분 부장검사 결재 뒤 처리됐으나, 결재자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납득하기 힘든 인사 발령 배후에는 안 검사가 있었다는 것을,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던 C씨가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썼다.

서 검사는 당시 검찰 조직문화도 비판했다. 그는 “너무나 부당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이 말렸다. ‘너 하나 병신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 지금 떠들면 그들은 널 더더욱 무능하고 문제 있고 이상한 검사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했다”며 “저는 그저 제 무능을 탓하며 입 다물고 근무하는 것 말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는 “10년 전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미투’(Me Too)’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 미래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으로 이렇게 힘겹게 글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안씨는 “오래 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 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 검사의 폭로 글에 대해 대검 감찰본부는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며, 서 검사의 사무감사 관련 지적 사항의 적정성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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