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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 ‘사랑의 매’?” … 여전히 판치는 체벌 미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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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 ‘사랑의 매’?” … 여전히 판치는 체벌 미화 단어

입력
2018.01.08 12:5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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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25곳 시정 요구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의 체벌을 미화하는 단어인 '사랑의 매'가 자막으로 나오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의 체벌을 미화하는 단어인 '사랑의 매'가 자막으로 나오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사랑의 매’ 등 폭력을 훈육으로 미화할 수 있는 단어가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여전히 빈번하게 쓰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방송, 라디오, 신문, 광고물 등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민 제보 캠페인 ‘매의 눈을 빌립니다’를 실시, 체벌 긍정 표현 관련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총 25곳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이중 9곳이 재발 방지 등을 약속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 예능프로그램은 체벌 미화 표현의 온상이었다. JTBC ‘아는 형님’에서는 게임에서 진 사람에게 가하는 벌칙을 ‘사랑의 매’라고 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서당 관련 회에서 교육 명목 하에 회초리를 사용하는 훈장과 여기에 겁을 먹는 아이들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회초리 맞을 짓을 한번도 안 했나’와 같은 대사도 여과 없이 등장했다.

‘매의 눈’을 정치권도 피해가지 못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당시 당대표 후보는) 사랑의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해서, 대통령 후보자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자식 잘 되라는 회초리”라 비유해서 제보 대상에 올랐다.

어린이용 웹사이트 콘텐츠에도 체벌 장면이 나왔다.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어린이백과는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인이 아이의 꿀밤을 계속 때리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 유명 출판사가 내놓은 교육 관련 도서는 체벌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표현하며, 회초리를 들고 아이를 위협했을 때의 효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사랑의 매처럼 ‘폭력은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유포, 강화할 수 있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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