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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심 성장시대 끝… 미래 50년 중소기업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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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심 성장시대 끝… 미래 50년 중소기업이 좌우”

입력
2017.04.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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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보다는 경제구조 틀 변화에 힘써야”

“대기업 횡포 막을수 있도록 공정위 권한 대폭 강화해야”

“4차산업 혁명은 중소기업에 기회…어렵지만 희망 가져야”

그림 1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그는 차기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심으로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그림 1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그는 차기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심으로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정부 지원만으론 해결될 수 없습니다. 기존 경제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더 이상 해법이 없습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들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과제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대기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더 늦기 전에 시장경제 구조를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앞다퉈 중기 지원 공약을 대거 쏟아냈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약 354만 5,473개)를 차지하고, 전체 근로자의 87.9%(약 1,402만 7,636명)가 근무하는 중소기업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박 회장은 대선후보들의 중기 정책 방향 초점이 ‘지원’에만 맞춰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 약만 먹어서는 병을 어떻게 고치겠느냐”며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중기 지원 공약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또 다른 정책적 요구 사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할 때 작동해야 하는 ‘공정한 룰’의 제정이다. 그는 “공정한 룰이 제정되고 제대로 작동만 됐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처럼 어렵진 않았을 것”이라며 “경제구조의 틀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정한 룰 제정은 차기 정부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거는 희망도 얘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 중소기업계가 할 역할과 활동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레미콘 제조사인 산하를 직접 운영하는 중소기업인이다. 2015년 2월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에 당선된 뒤 350만 중소기업의 권익 대변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 회장은 4차산업혁명이 중소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 회장은 4차산업혁명이 중소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차기 대통령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제문제는 무엇인가

”성장률 저하, 양극화 심화, 청년고용 절벽 등 한국경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 하려면 우리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 50년간 유지돼온 대기업 중심의 성장구조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미래 50년을 열기 위해 중소기업 중심의 새로운 경제구조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대선후보들을 잇달아 만났다. 후보들의 중기 지원 정책에 대한 중소기업계 평가는

”대선후보들의 중기 지원정책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정부는 지원을 하고 중소기업들은 이 지원을 받고만 있을 것인가. 지원정책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청년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고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미래를 보고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경제구조가 바뀌면 예산이 들어가는 중기 지원책을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시장 경제’ 구축을 선언했다. 어떤 내용인가.

“대선후보들도 바른시장 경제 구축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바른시장 경제 구축은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 우선 정부 주도인 경제 정책을 민간 주도로 바꿔야 한다. 또 성장중심 경제 정책을 고용중심으로, 제조업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융합산업으로 탈바꿈 시키자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향후 50년간 창업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모든 경제주체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수 있다.”

-대선후보들이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약속했는데.

“중기청은 산업부의 하부 구조로 입법권이나 부처 간 정책 조정ㆍ협의권이 없다. 현재의 중소기업청으로선 중기업계의 다양한 현안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대선후보들이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을 약속했으니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공정위 권한 강화는 제일 시급한 정책이다. 대기업이 횡포를 저질러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으니 누가 창업을 하고 새 사업에 도전하겠는가. 이건 반기업 정서와는 다른 문제이다.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격한 제재는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룰이 만들어지고 제대로만 집행되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중소기업계가 어떤 역할과 노력을 할 수 있나

”4차 산업혁명은 중소기업에 큰 기회다. 4차산업 혁명을 길로 비유하면 잘 닦인 8차선 아스팔트가 아니라 산을 가로 지르는 지름길이나 오솔길이다. 버스나 승용차로 비유되는 대기업보다는 자전거나 오토바이인 중소기업이 4차 산업 시대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다. 중국이 우리를 맹렬히 쫓아오지만 그건 3차 산업 시대 얘기다. 산업화 경험이 풍부한 우리가 중소기업을 앞세워 미래를 잘 준비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중앙회장 임기가 2년 정도 남았다. 앞으로 가장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중앙회 회장이라고 중소기업을 위해서만 뛰는 것은 아니다. 남은 임기 중 경제단체장으로서 우리나라에 올바른 리더십 확립에 기여하고 싶다. 탄핵사태도 제대로 된 리더십 부재로 생긴 일이다. 리더라고 어깨에 힘주고 거들먹거리는 시대는 지났다. 열정적이면서도 겸손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올바른 리더십을 솔선수범해 보이겠다.”

대담=장학만 산업부장 trendnow@hankookilbo.com

정리=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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