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현우 기자

등록 : 2017.10.13 15:20
수정 : 2017.10.14 00:49

해외 자동차ㆍ비행기 제조사에도 납품 확인

일본 고베제강 품질 데이터 조작 파문 확산

등록 : 2017.10.13 15:20
수정 : 2017.10.14 00:49

현대차도 일부 사용 “문제 없다”

‘메이드 인 재팬’ 신뢰 타격 전망

한 행인이 12일 고베제강 도쿄지부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금속제조기업 고베제강(神戶製鋼)의 품질 데이터 조작 파문이 해외까지 확산하고 있다. 고베제강이 품질 데이터를 조작해 공급한 알루미늄이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 열차 부품으로 들어간 데다 미국과 유럽의 유명 자동차ㆍ비행기 제조업체에도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칫 세계적인 ‘메이드 인 재팬’ 제품에 대한 신뢰마저 손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고베제강 자회사가 생산한 제품 가운데 엘리베이터 로프에 쓰이는 강선(鋼線) 등 9개 품목에서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강선의 경우 이르면 2007년부터 데이터 조작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앞서 지난 8일 고베제강은 최근 1년간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 일부가 강도 등 일부 검사 데이터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음에도 검사 증명서 데이터를 조작해 그대로 납품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11일에는 고베제강이 자동차 엔진 및 기계부품 제작에 쓰이는 철분과 DVDㆍ텔레비전 스크린의 제작에 쓰이는 ‘타겟재’의 데이터도 조작했다고 공개했다.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 금속제품이 납품된 기업은 약 50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알루미늄은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 열차 부품에도 들어갔다. 쓰게 고에이 JR도카이(東海) 사장은 “(고베제강의) 알루미늄은 신칸센에 바퀴를 부착하는 부품 일부에 사용했다”며 “당장 안전성에 문제는 없지만 정기점검 때 바로 부품을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화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시설에 고베제강 납품 알루미늄을 사용한 일본가스협회도 자체 조사에 돌입했다. 일본이 10일 발사한 H2A로켓을 비롯해 방산설비에도 일부가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일본 NHK방송은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에도 문제 소지가 있는 배관이 납품됐으나 다행히 실제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문제가 된 알루미늄이 해외 주요 자동차ㆍ비행기 제조회사로 납품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확산일로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은 고베제강의 알루미늄이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는 물론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프랑스의 푸조를 생산하는 PSA 등 전세계 자동차업체에 납품됐다고 전했다. 또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기 부품에도 고베제강 알루미늄이 들어갔다. 이 가운데 PSA 측은 이날 로이터통신을 통해 “고베제강은 우리의 공급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에도 일부 들어갔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안전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고베제강은 이른 시일 안에 조사를 마치고 납품기업의 리콜 비용을 보상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피해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가와사키 회장은 “알려지지 않은 조작이 더 있을 수 있으며 우리 회사에 대한 신뢰는 제로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1905년 설립된 고베제강은 일본 내 3위 규모의 철강회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정치에 뛰어들기 전 1979년부터 82년까지 고베제강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회장이 13일 도쿄에서 자사 품목의 데이터 조작 내역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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