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공동대응 나서
‘강남 20대 여성 살인사건’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추모집회 참가 여성에 대한 신상 털기, 비하 발언 등 인권 침해가 빈번해지자 여성단체들이 대응에 나섰다.
한국성폭력상담소ㆍ한국여성민우회ㆍ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 20여명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에 분노하고 피해자를 추모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경찰과 관계 당국은 사진 유포 및 신상 털기 등 위협에 즉각 개입하고 중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추모 참여자의 인권 침해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별도 창구를 마련해 혐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하기 위한 법ㆍ제도적 접근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해 여성의 추모집회에 참석해 차별과 폭력을 지적한 여성들의 사진이나 신상 정보가 노출되고 악성댓글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지난 21일 강남역 추모 집회를 주최한 여성을 비난하는 글이 난무해 논란을 빚었다. 주최자 외에도 참가 여성들의 사진이 욕설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용어와 함께 다수 게시돼 있다. 이가희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정부와 경찰은 심각한 인권위협을 중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31일까지 공동으로 각 단체 홈페이지와 전화 등을 통해 추모객 인권 침해 행위 피해 제보를 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신고 내용을 토대로 신고자들의 심리적 치료를 돕고 집단소송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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