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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인질범, 왜 ‘초등학교’ 범행장소로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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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인질범, 왜 ‘초등학교’ 범행장소로 택했나

입력
2018.04.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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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방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방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흉기를 들고 침입해 여학생을 상대로 대낮 인질극을 벌인 20대 남성이 범행장소로 초등학교를 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등학교는 제압하기 쉬운 어린 학생들이 많은데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전략적’인 장소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묻지마 폭행, 폭력 사건 같은 경우, (범인들은) 공공장소를 (범행장소로) 많이 선택한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그는 “아무래도 아이들은 어른처럼 (인질로 잡혀도) 저항을 안 할 것이고, 또 초등학교이다 보니 그 사람 주장대로 언론사에서 다 보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양씨가 앓고 있는 조현병이나 뇌전증이 범행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낮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양씨가 주장하는 대로 군 복무 당시 가혹행위로 생긴 피해망상이 권력층에 대한 적대감을 발생시켜 이번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양씨에게) 피해망상이 틀림없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망상 안에는 군대에 관련된, 군대가 아니어도 우리나라의 권력 계층과 관련된 적대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씨가 “학생을 잡고 투쟁해라.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을 듣고 학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범행 당일 오전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유공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고 환청이 시작돼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년 7월 의가사 제대 후 뇌전증 4급 판정을 받은 양씨는 자신의 병이 복무 중 가혹행위로 생긴 질환이라며 보훈처를 상대로 유공자 지정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후 인질극이 벌어졌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하교하는 학생들과 함께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인질극이 벌어졌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하교하는 학생들과 함께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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