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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CIA국장 지명 해스펠 '물 고문 전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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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CIA국장 지명 해스펠 '물 고문 전력' 논란

입력
2018.03.14 16:5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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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미국 CIA 국장에 임명된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 해스펠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CIA 수장이 된다. AP 연합뉴스
차기 미국 CIA 국장에 임명된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 해스펠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CIA 수장이 된다. AP 연합뉴스

차기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지명된 지나 해스펠(62) CIA 부국장이 공식 취임하면 첫 여성 CIA 국장이 된다. 하지만 과거 물고문 전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 상원 인준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얼마나 후원을 해주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해스펠은 1985년부터 CIA에서 근무해온 베테랑 요원이다. 첩보원 활동을 지휘하는 국가비밀공작부와 대테러센터 등에서 일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CIA 지국장도 역임했다.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 받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통령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이런 경력을 발판으로 해스펠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2월 여성 내부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CIA 2인자 자리인 CIA 부국장에 올랐다.

하지만 물고문 전력이 문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헤스펠이 2002년 태국의 비밀 수용소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2명에게 물고문을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1명은 한 달 간 총 83번의 물고문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스펠은 또 고문과 관련된 영상 기록을 파기하는 데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공개된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의 고문 실태를 책으로 집필한 래리 시엠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계속 CIA에 머물 수 있었고, 이제 국장까지 되려고 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때문에 벌써부터 인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해스펠 부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도 “물고문과 관련된 이력으로 그녀를 거부하는 의원들이 많아진다면 그녀의 인준 과정은 복잡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몇몇 주요 공화당 상원의원들조차 해스펠 부국장이 CIA 구금 및 신문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스펠 부국장을 차기 국장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5년 간 포로로 생활하면서 고문을 겪은 그는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이 수감자들을 고문한 것은 미국 역사 상 가장 어두운 면 가운데 하나”라며 “해스펠 부국장은 인준 과정에서 CIA 신문 프로그램에서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원에서 공화당이 51석, 민주당이 49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화당 측에서 해스펠의 지명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하나 둘 늘어날 경우 인준 절차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인권단체는 당연히 물고문 이력을 문제삼고 있다. 크리스토퍼 앤더스 미국시민자유연맹 부총재는 “CIA는 청문회 전에 해스펠이 관여한 고문 기록의 기밀 해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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