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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전통가옥 '게르', 왜 사라지고있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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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전통가옥 '게르', 왜 사라지고있게르?

입력
2017.07.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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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전환 이후 급속한 이촌향도 현상

빈곤의 근원 vs 전통문화, 몽골은 논쟁 중

몽골의 전통가옥인 ‘게르’.
몽골의 전통가옥인 ‘게르’.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 가 사라지고 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몽골 전통가옥 게르가 사라져가는 현상을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게르가 사라지는 이유로 도시화로 꼽았다. 몽골은 1990년 공산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면서 폭발적인 이촌향도 현상이 발생했다. 농ㆍ목축 지역에 사는 게르 거주민들은 교육ㆍ취업ㆍ의료 등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로 물밀듯이 몰려갔다. 게르 지구의 환경 문제도 입길에 올랐다. 게르에서는 요리와 난방용으로 석탄을 태우는데 이 과정에서 대기 오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게르 지구와 대도시인 울란바토르 주민 사이에 갈등이 표면화했다. 울란바토르의 대표적 부촌인 자이승의 고층빌딩 주민들은 “게르 때문에 전망을 망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게르 거주민들이 전통 가옥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이동성’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나무와 부직포로 만들어진 게르는 유목민 생활 양식에 적합한 조립식 텐트. 하지만 현대화로 과거처럼 이동 필요성이 떨어지면서 게르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게르 거주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가능하다면 아파트로 이사하겠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이들은 주 수입원인 목축이 가뭄으로 타격을 받자 생계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도농 격차와 빈부 격차가 심화하면서 몽골 정부는 게르 지구에 더 나은 시설을 제공하겠다며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게르 지구를 눈에 거슬려 하는 상류층들 생각일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11년 게르 지구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거주자 중 68%가 “주거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69%는 “이웃이 좋다”고 응답했다. 게르가 공해와 범죄, 빈곤의 근원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과 환경 개선은 필요하지만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논란은 점점더 가열될 전망이다.

글ㆍ사진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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