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법정에서 “가슴이 답답해서 못 살겠다. 빨리 사형시켜달라”고 오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재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돌연 휴정을 요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유라씨를 위해 삼성에 승마 지원을 독촉했다는 내용으로 증거조사 의견을 특검 측이 말하던 도중이었다. 최씨가 “재판장님 조금 쉬었다가 하면 안 될까요”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재판장이 10분 휴정을 하겠다고 하자 최씨 측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20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받아 들인 재판장이 퇴정하자마자 최씨가 “빨리 사형시켜달라”고 악을 쓰며 울기 시작했다.
최씨가 울자 변호인이 컵을 들어 최씨에게 물을 먹여 줬다. 변호인 도움으로 물을 마시며 “약을 먹고 가야겠다”고 말하더니 곧 “못 참겠어. 죽여 주세요. 빨리 사형을 시키든지 나 못 살겠단 말이야’라고 큰 소리를 내며 오열했다. 딸 정씨와 관련된 내용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최씨는 앉아서 발을 구르고 책상을 주먹으로 쿵쿵 내리치는 격한 행동을 보였다. 그러면서 “억울하다고요. 가슴이 답답하다. 살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법정 경위가 휠체어를 가지고 와 최씨를 앉히려 했지만 최씨는 법정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 이후 여성 교도관과 경위 여러 명이 부축해 최씨는 휠체어에 앉은 채 법정을 빠져 나갔다.
이날 휴정이 끝난 뒤에도 최씨는 다시 시작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더 진행할 수 없다며 재판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은 삼성 뇌물수수 관련 서증조사를 마무리하기로 예정됐던 날이다. 다음 재판은 12월 7일에 열린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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