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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회장의 ‘수통 리더십’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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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회장의 ‘수통 리더십’을 아시나요

입력
2017.02.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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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왼쪽)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21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카자흐스탄전을 골대 뒤에서 관전하고 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정몽원(왼쪽)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21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카자흐스탄전을 골대 뒤에서 관전하고 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정몽원(62ㆍ한라그룹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아이스하키 마니아로 재계에서 이름이 높다. 1994년 구단주로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를 창단해 20년 이상 운영 중이며, 1997년 IMF 때 해체 위기를 겪었지만 꿋꿋이 지켜내 안양 한라를 아시아 최강 팀으로 만들었다.

그는 2013년 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추대된 후에는 대표팀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티켓획득에 온 힘을 쏟았고, 결국 2006 토리노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폐지된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부활시키는데 공헌했다.

큰 숙제를 해결했지만 정몽원 회장의 시간표에 휴식은 없다. 그는 실제 대표팀의 국제 경기와 일정을 같이 한다. 관전도 VIP석을 마다하고 링크 옆에 서서 한다. 지난해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와 헝가리 유로챌린지에서는 인터미션(피리어드 종료 후 휴식시간) 때 선수들의 수통에 직접 물을 채우기도 했다. 취미는 자택에서 아내와 함께 경기 비디오를 분석하는 것이다.

선수들 수통에 물을 채우는 정몽원 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선수들 수통에 물을 채우는 정몽원 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2017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정 회장은 어김없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링크장이 오래된 탓에 많은 냉기가 돌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에 몰입했다. 지난 20일 삿포로를 찾아 여자 한일전부터 26일 남자 최종전까지 현장을 지킬 예정이다. 다만 이번 대회에는 대표팀 스태프가 많은 탓에 21일 여자 카자흐스탄전까지 벤치 옆으로 가지 않고 골문 뒤에 자리를 잡았다. 임원석이 있음에도 정 회장은 한국 대표팀 골리(수문장)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그러나 22일 남자 카자흐스탄전부터 AD 카드 출입 문제를 해결해 평소처럼 벤치 옆으로 향했다.

여자 한국-카자흐스탄전이 열린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21일 만난 정 회장은 “아시안게임은 평창 올림픽 로드맵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남녀 대표팀 모두 원하는 목표를 이뤄 분위기를 타고 사기도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 대표팀은 남자 대표팀이 붙어보지 못한 세계랭킹 7위(일본)를 상대로 잘 싸웠고, 메달까지 따면 자신감도 엄청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리 골리(신소정)가 워낙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남자 대표팀에 대해서는 “금메달이나 은메달을 따 본적이 없는데 선수단이 서로 믿고, 백지선 감독도 훌륭한 지도자라서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원 회장은 주로 임원석이 아닌 벤치 옆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정몽원 회장은 주로 임원석이 아닌 벤치 옆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정 회장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아이스하키에서도 축구의 박지성 같은 존재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우리 선수들한테 ‘핀란드는 인구 550만명에 26만명이 아이스하키를 하고 우리는 5,000만명에 2,500명이 하는데 지금 우리 수준이면 너희들은 천재’라고 얘기를 해준다”며 “박지성처럼 ‘밀알’ 이 돼 해외로 진출해 어린 선수들의 우상이 되고,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좋은 지도자로 후진 양성에 힘 쓰는 선수가 올림픽을 마친 뒤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평창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과제는 올림픽 후 한국 아이스하키의 지속적인 발전이다. 정 회장은 “2022년 동계 올림픽도 중국 베이징에서 하기 때문에 극동지역의 아이스하키 붐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다. 이웃 국가들과 함께 성장해 얼음판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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