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등록 : 2018.02.03 04:40

"자꾸 사랑타령 하게 되네요"… ‘육아노예’ 조정치의 변화

5년 만에 새 앨범 ‘3’ 발매… “딸 얻고 구겨진 마음 펴져”

등록 : 2018.02.03 04:40

가수 조정치는 동료인 정인과 올해 결혼 5년 차에 접어 들었다. 조정치는 “둘이 키스 보다 더 센 주제로 곡을 만들려 했다”며 웃었다. 부부가 수위를 조절해 만든 신곡은 ‘키스 잘하는 법’이다. 홍인기 기자

경쾌하고 달달한 9곡 실려

모두 여가수 목소리로 채워

‘연애의 맛’ ‘키스 잘하는 법’ ‘꿈속의 연애’… 연애 소설 챕터 별 주제가 아니다. 가수 조정치(40)의 새 앨범 ‘3’에 실린 노래들이다.

노래 ‘유언’이 실린 2013년 1월 낸 2집 ‘유작’과 달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하다.

‘연애 숙맥’일 것 같은 사내가 ‘사랑학 개론’이라니. 5년 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유작’을 낸 뒤 같은 해 12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찾아온 변화였다. 인터뷰를 위해 최근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조정치는 “결혼 전엔 마음이 어두웠는데 특히 아이를 얻고는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구겨져 있는 것이 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11개월 딸 조은의 아빠인 그는 요즘 ‘육아 노예’다. 기저귀 가는 일도 손에 익었다. 몸은 고되지만, 즐거움은 두 배로 커졌다. 조정치는 아내이자 가수인 정인과 딸을 위해 ‘사랑가’를 만들어 앨범에 실었다. 한여름 시냇물 소리처럼 경쾌한 기타 소리에 맞춰 “이리 와 업고 놀자”라며 부부가 함께 부른 노래엔 부모의 사랑이 가득하다.

여성 음악인 목소리로 채운 ‘3’

조정치는 “음악에서 재미를 찾게 됐다”며 이번 앨범에서 실험도 한다. 레이디제인, 선우정아, 인디 연진(밴드 라이너스의 담요 멤버) 등을 내세워 9곡이 실린 앨범을 여성의 목소리로 전부 채웠다. 친분이 없던 강이채 등에게는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연락해 보컬 피처링을 부탁했다. 조정치는 “제게 여성호르몬이 많다”며 웃은 뒤 “20대부터 여가수들이 부르면 감정이 잘 살 곡을 만들어왔는데 딱히 선보이지 못했다. 이 부분에 갈증을 느끼다 이번에 시도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가수 키니 케이는 특유의 몽환적이면서 리드미컬한 목소리로 ‘연애의 맛’을 불러 곡의 맛을 더한다. 목소리가 담백한 조정치가 불렀다면 살리지 못했을 재미다. 정작 곡의 주인인 조정치는 “‘노래 못하는 사람 코러스 시키기’가 개인적인 프로젝트”라며 이 곡에서 코러스를 맡았다.

“아직 ‘윤종신 기타 노예’”

조정치는 오랫동안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1998년부터 강산에와 한영애를 비롯해 윤종신의 앨범 녹음과 공연에 기타 연주를 해 실력파로 이름을 알렸다. ‘B급 영화’엔 주성치, ‘기타 세션’엔 조정치란 농담이 업계에 돌 정도였다.

조정치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이는 윤종신이었다. 가수 김C가 “통기타 잘 치는 친구 소개해달라”는 윤종신의 부탁에 조정치를 추천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됐다. 조정치는 유희열, 하림에 이어 윤종신의 ‘3대 음악 노예’로 유명하다. 섬세한 기타 연주와 세련된 편곡 솜씨로 윤종신의 총애를 받아 그의 음악 작업을 물밑에서 도왔다. 윤종신 주위에 ‘좋니’를 만든 작곡가 포스티노 등이 생겨 한결 여유로워지기는 했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조정치는 “(윤)종신 형 옆에 기타를 치는 친구가 없다”며 “아직 ‘기타 노예’”라며 웃었다.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촬영장 간 이유

조정치는 ‘예능 블루칩’으로 통했다. 2012년 ‘무한도전-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해 지질함의 극치를 보여 줘 큰 사랑을 받았다. 엉뚱함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유명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촬영장을 찾았다. 드라마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조정치에 ‘정치는 이런 것’이란 슬로건을 내건 티저 영상 촬영을 제안해 성사된 자리였다. 조정치는 “‘성공한 덕후(마니아)”라며 웃었다.

청년 조정치는 한영애의 ‘가을 시선’(1999)을 듣고 창작에 욕심을 냈다. 2010년 1집 ‘미성년 연애사’로 꿈을 이룬 그는 “풍경화 같은 ‘가을 시선’의 노랫말을 듣고 가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누군가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지닌 음악인으로 남고 싶다”고 바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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