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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몽니 탓에 거점중학교 공사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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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몽니 탓에 거점중학교 공사 못 하나

입력
2017.08.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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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4개 중학교 통합 기숙형

울릉군 진입로 확장 공사 미루며

착공식 1년 넘도록 첫삽 못떠

郡, 울릉교육청에 학생체육관

무상양여 요청했다 거부 당해

“서운한 감정에 공사 미뤄” 관측

경북 울릉군 사동리 거점중학교 신축 부지 진입로 입구. 1년 넘게 도로 확장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중학교 신축공사도 미뤄지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울릉군 사동리 거점중학교 신축 부지 진입로 입구. 1년 넘게 도로 확장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중학교 신축공사도 미뤄지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울릉군 사동리에 들어서는 울릉 거점중학교가 울릉군의 진입로 확장공사 지연으로 신축 공사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오른쪽 학교 부지엔 잡초만 무성하다. 독자 제공
경북 울릉군 사동리에 들어서는 울릉 거점중학교가 울릉군의 진입로 확장공사 지연으로 신축 공사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오른쪽 학교 부지엔 잡초만 무성하다. 독자 제공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기숙형 중학교를 짓기로 하고 관련 예산도 확보했지만 착공 1년이 지나도록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곳이 있다. 경북 울릉군의 ‘기숙형 울릉거점중학교’ 건립 사업 얘기다. 지지부진한 신축 공사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논란까지 부르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4만7,011㎡에 기숙사를 갖춘 10학급(특수학급 1학급 포함)의 울릉거점중학교를 신축해 2018년 3월 개교키로 했다. 군내 울릉중 울릉서중 울릉북중 우산중 4개 중학교를 통합하기 위해서다. 현재 일부 중학교의 경우 전교생은 11명이지만 교직원이 14명으로 더 많고, 전공과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도 많은 기형적 현상을 거점중을 통해 해소하려고 했다.

거점중학교 착공식은 지난해 8월 열렸으나 그뿐이었다. 학교 공사장을 드나들 진입로 확장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대형트럭이 드나들려면 학교 부지와 호텔울릉드림 사이에 있는 길이 320m, 너비 2.5m 도로를 폭 6m로 넓혀야 한다. 하지만 울릉군은 수차례에 걸쳐 착공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착공 직후 몰아친 태풍으로 기존 진입로가 유실되자 군은 복구공사를 이유로, 올 들어서는 관광객 불편을 들어 확장을 외면하고 있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2019년 3월까지 개교하지 못하면 정부가 과소규모 학교를 합쳐 통합중학교를 설립할 때 주는 인센티브가 100억원이나 삭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2018년 3월인 개교 일정을 1년 미뤘는데, 당장 착공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맞추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육지와 달리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울릉군은 지난해 초 울릉교육청에 “연말까지 진입로 확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이미 3억7,000만원의 확장공사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수해복구와 확장공사를 동시에 하지 않고 이달 말까지 수해복구공사만 마무리할 예정이다. 군이 관광객 불편을 이유로 들지만 이 구간을 이용하는 외지 관광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울릉군이 고의로 공사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는교육청과 울릉군의 갈등이 원인이란 말이 나돈다. 울릉군이 지난해 초부터 울릉교육청 소유인 울릉학생체육관의 무상양여를 요청했으나 불허하자 이에 대해 앙심을 품고 몽니를 부린다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인근 울릉학생체육관을 대규모 주차시설을 갖춘 종합체육시설로 재건축하려 했지만 교육청이 건물과 부지매입을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울릉학생체육관은 군민 성금으로 지어 교육청에 기부한 건물이다. 군이 이를 들어 지역사회의 숙원을 외면한 교육청에 서운한 감정을 가졌고, 이런 분위기가 진입로 확장 미루기로 나타났다는 게 주민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관광객 불편 외에도 확장 구간의 일부 땅 주인이 항의해 착공하지 않은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며 “올 연말까지는 완료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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