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의 견종 표시를 삭제한 유기견 보호소가 있다. 동물전문매체 바크포스트는 견종 표시가 유기견의 입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유기견의 정보 카드를 전면 개조한 보호소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리사 건터는 ‘견종에 대한 인식과 견종 표시가 유기견의 입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비슷한 외모의 개들에게 서로 다른 견종 설명을 달았다. 그 결과 핏불이라고 소개한 개들은 보더콜리나 리트리버 등 다른 견종으로 소개한 개들보다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이 3배 가까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핏불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입양자들도 입양을 더욱 꺼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애리조나 동물복지 연합 보호소는 견종 표시가 입양자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이 연구결과를 반영해 입양을 기다리는 개들이 좀더 빨리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견종 표시를 없앴다. 대신 각각의 개가 어떤 집에 입양 갔을 때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성격과 성향에 대한 설명을 바꿨다.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은 입양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예를 들어 ‘머틀’이란 강아지의 정보 카드에 예전에는 ‘어린 아이는 안돼요’라고 써있었으나 이제는 ‘중학생 이상 아이는 가능’이라고 표현했다. 또 ‘굉장히 활발함’이라고 소개했던 성격을 ‘훌륭한 운동 파트너가 될 수 있어요!’라고 바꾸는 식이다.
애리조나 동물복지 연합 보호소에서 근무하는 마이클 모어필드는 “견종은 단지 개의 한 측면일 뿐이지 개의 모든 것을 나타내지 않는다”며 견종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크포스트에 따르면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갖고 바라보는 견종은 핏불만이 아니다. 차우차우나 도베르만, 저먼 셰퍼드, 로트와일러 같은 견종을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개라고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때문에 일부 국가에선 일부 견종들을 법적으로 키우지 못하도록 금지하거나 제한하기도 한다.
바크포스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개의 털 색깔이나 견종이 아니라 개별적 개의 특성에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면 유기견들이 보다 더 많은 입양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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