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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주 사드 1년을 책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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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주 사드 1년을 책으로 남깁니다”

입력
2017.08.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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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동북아 평화 중대사

역사적 자료 남기고 싶었다”

김충환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05년 기록했던 수첩을 설명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김충환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05년 기록했던 수첩을 설명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서재 한 켠, 김 위원장이 1996년부터 기록해온 일기장과 메모수첩이 빼곡히 꽂혀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서재 한 켠, 김 위원장이 1996년부터 기록해온 일기장과 메모수첩이 빼곡히 꽂혀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yooni@hankookilbo.com

지난해 7월 13일사드배치 공식발표부터 1년간의 성주 투쟁을 담은 책, 성주촛불일기(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 표지. 김충환 제공
지난해 7월 13일사드배치 공식발표부터 1년간의 성주 투쟁을 담은 책, 성주촛불일기(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 표지. 김충환 제공

‘2016년 7월10일 정부가 한반도 사드배치를 결정했다. 국가 중대사를 공론화 한번 없이 졸속으로 처리하는 정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2016년 7월13일 국방부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 “최적의 사드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 지역을 건의했고, 이를 한미 양국 국방부장관이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주민들이 성주군청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하나 둘, 촛불을 들었다.’

2016년 7월13일 국방부가 성주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 365일간의 성주 투쟁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성주촛불일기’(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가 12일 발간된다. 저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으로 일했던 김충환(55)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7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성주 사드투쟁 372일의 일기를 500쪽에 고스란히 녹였다. 실제로는 1년이 넘는 기록이지만 공식발표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책의 부제는 365일로 명명했다. 이 책에는 사드 관련 언론 발표와 주요 공직자 발언, 집회 연설, 행사 진행 방법, 국제 사회 반응 등 사드에 관한 주요 내용이 그의 시각으로 집대성되어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담은 ‘베를린 구상’ 발표와 북한 미사일 발사 기록까지 사드에 관련된 사실을 모두 담았다”며 “사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까지 관련 있는 중대사인 만큼 판매용이 아니라 역사적 자료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성주 촛불투쟁은 기존의 집회나 시위와는 달랐다. 우선 이 투쟁에서 잡혀간 사람이 1명도 없다. 투쟁 초기 성주군청 앞 집회를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공식 집회장소로 허가를 받았고, 겨울에는 난로 12개를 피워 따뜻하게 집회를 할 수도 있었다.

“기존 민중투쟁이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관해 안타까웠다”는 김 위원장은 “한때 타협했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성주투쟁은 단순히 사드 제지 여부를 넘어 향후 국제정세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사건인 만큼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부터 책을 발간하기 위해 일기를 쓴 건 아니었다. 일상을 기록한 것은 청와대 업무 등에서 몸에 배인 습관이었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노트가 아니라 컴퓨터에 기록을 옮기게 됐다.

책장 마지막에는 1년여 간 촛불 집회를 같이 했던 동료 200여 명의 이름을 실었다. 고마움의 표시다. 책 등장인물은 모두 실명이다. “사실의 기록일 뿐”이라는 김 위원장은 “명예훼손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아 책 발간을 고민했지만 1년을 돌이켜보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이후의 내용은 ‘성주촛불일기’ 2권에 담을 계획이다.

8일 “투쟁위원장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김 위원장은 “대통령조차 사드를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만큼 국제 사회에 사드철회 여론과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싣겠다”며 “역사의 ‘기록’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성주=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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