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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6.01.19 13:12
수정 : 2016.01.19 13:14

펫방(반려동물 방송)에 바란다

등록 : 2016.01.19 13:12
수정 : 2016.01.19 13:14

[고은경의 반려배려]

방송인 주병진씨가 입양한 웰시코기 대,중,소를 품에 안고 있다. 채널A 개밥주는남자 페이스북

지난 해 육아예능과 요리예능(쿡방)이 방송가를 달궜다면 올해는 반려동물을 내세우는 ‘펫방’이 주목 받고 있다.

동물이 방송에 출연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한때 국민견으로까지 불렸던 상근이를 비롯해 동물이 예능 방송의 감초로 출연한 것은 꽤 오래 됐다. 하지만 SBS TV의 ‘동물농장’을 제외하고는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부활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동물은 방송의 인기 소재다. 고정 프로그램이 한 개밖에 없었던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이 등장하면 성공한다는 광고의 3B법칙이 방송에도 적용되어 왔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나온 혼혈견 밍키와 장모 치와와 산체, 고양이 벌이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인기를 누렸고 동물이 방송의 인기 소재임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현재 동물이 주인공인 고정 프로그램이 한 개라고 해서 그 동안 동물 전문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S의 ‘주주클럽’이 경비절감을 이유로 2009년 폐지된 데 이어 지난해 초 방영한 MBC의 동물 예능프로그램 ‘애니멀즈’는 시청률 저조로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상대적으로 동물을 전면에 내세운 방송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방송 업계에선 펫방을 틈새 시장으로 여겼을 수 있다. 게다가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이니 그만큼 동물 방송의 잠재적 시청자도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물 프로그램이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게 입증됐지만 잠재성을 본 종합편성채널들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방송들을 잇따라 편성했다. 연예인들이 하루 동안 동물을 돌봐준다는 콘셉트인 jtbc의 ‘마리와 나’와 반려견을 처음부터 키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채널A의 ‘개밥주는 남자’는 2% 안팎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방영 중이다.

방송인 주병진씨가 채널A의 동물 방송 개밥주는남자에서 개를 입양하기 전 펫샵에 들러 강아지들을 보고 있다. 개밥주는남자 캡처

그 동안 흥행보증수표로 보이는 동물 방송 프로그램에 왜 시청자들이 반응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고 주변에도 물어봤다. 우선 기존 방송이 동물을 지나치게 의인화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쁘고 어린 새끼 동물이나 품종견, 품종묘 위주로 출연시키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평도 있었다. 이는 출연 품종의 반짝 인기 이후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방영 중인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런 과거 동물 방송의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2개월령의 강아지, 고양이들 위주로 대거 등장하는 것, 강아지 입양을 위해 품종견 전문 브리더(번식전문가)나 ‘펫샵’을 찾아간 것에 대해 걱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더욱이 반려동물을 싫어하고 입양을 반대하는 가족 몰래 반려견을 들여오기도 하는 장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다. 방송에선 동물을 싫어했던 가족이 매력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실제 상황에서 가족 동의 없이 무작정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동물 유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년 뒤 버려지는 웰시코기가 엄청 늘어날까 우려된다”는 얘기까지 벌써부터 나올 정도다. 방송에선 재미로 다루는 동물 주제나 소재들이 실제 동물들의 삶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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