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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현대카드ㆍ캐피탈 엇갈리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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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현대카드ㆍ캐피탈 엇갈리는 운명

입력
2016.0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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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합작파트너 계약 끝난

GE캐피탈 지분 23.3% 인수 완료

카드 지분 인수는 언급 없어

“버릴 수도” 매각설 끊이지 않아

캐피탈은 차 판매에 도움 되지만

카드는 전망 어두워 손뗄 가능성 커

같은 최고경영자(정태영 부회장) 밑에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꾸려온 현대차그룹의 두 금융 계열사,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합작 파트너 계약이 종료된 GE캐피탈의 두 회사 지분 매각 과정에서 현대차가 캐피탈 지분만 우선 떠안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차가 자동차 판매에 필수적인 캐피탈만 그룹에 남기고 카드는 버리는 수순을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E캐피탈은 2014년 10월 현대차그룹과 10년 가까이 이어져온 합작계약이 만료된 이후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ㆍ캐피탈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작업을 1년 넘게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는 금융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ㆍ캐피탈 지분은 각각 43%, 43.3%로, 총 매각가는 1조6,00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GE캐피탈이 2004, 2005년에 현대카드ㆍ캐피탈 지분을 각각 6,200억원, 6,783억원에 인수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지라도 대단히 남는 장사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억원의 돈을 들여 경영권이 없는 지분을 사겠다고 선뜻 나서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건 당연하다. 매각작업이 1년 넘게 표류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총대를 맨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달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 지분 23.3%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것. 지난 5일 기아차가 20.1%, 현대차가 3.2%로 나눠서 인수를 완료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 지분은 기존 56.47%에서 79.77%로 늘어났다. 남은 20% 가량의 지분은 대만 최대 금융그룹 푸본 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추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건 캐피탈사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70% 이상이 현대캐피탈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에게 현대캐피탈은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실제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자동차 판매회사들도 제각기 파이낸스 회사를 두고 이를 통해 신차 판매 및 리스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오토론 서비스가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 미국에서의 현대캐피탈 대출자산은 2008년 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5조원을 넘어섰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협력 체제를 보다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아직 뚜렷한 인수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카드사업에서 더 이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2007년 4조원을 기록한 후 줄곧 2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세ㆍ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대폭 인하돼 업계 전체로 연간 6,7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회사측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GE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묶어 아예 현대카드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설들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참에 현대카드에서 손을 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업계 전반이 어려운데다 자동차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투자매력이 떨어진 건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현대카드ㆍ캐피탈 본사.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현대카드ㆍ캐피탈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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