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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대작무대 릴레이 '두근두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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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대작무대 릴레이 '두근두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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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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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오케스트라·고음악 바람 강풍으로

2008년, 클래식 마니아들은 지갑 걱정부터 해야 할 듯 하다. 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세종문화회관 30주년이 겹친 가운데 거장들이 이끄는 세계적 오케스트라들이 대거 찾아오고, 고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스타 연주자들의 내한도 줄을 잇는다.

우선 오케스트라 공연 리스트를 보면 ‘오케스트라 빅뱅’으로 불렸던 2006년 가을 이상으로 화려하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필이 3년 만에 내한해 브람스 교향곡을 연주하며, 에사 페카 살로넨의 LA필이 처음으로 내한한다.

프로그램은 스트라빈스키 <불새>와 사라 장이 협연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1743년 창단된 세계 최고(最古) 관현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성 토마스 합창단과 함께 바흐 <마태수난곡>과 를 연주한다.

이 밖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상트페테르부르크필, 정명훈이 지휘하는 라스칼라 오케스트라,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의 런던필 등 거의 1년 내내 세계 정상의 관현악단을 만날 수 있다. 뉴욕필도 2월 북한 공연 직후 서울에 온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세계적 피아니스트들의 협연, 독주 무대가 유독 많다는 것. 지난해 실내악 연주회에서의 짧은 연주로 아쉬움을 남겼던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5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안드라스 쉬프, 라베크 듀오의 첫 내한도 눈길을 모으고, 머레이 페라이어, 윤디 리, 랑랑 등 일일이 거명하기 힘들 정도로 스타들이 즐비하다.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리사이틀과 김선욱의 협연(BBC필, KBS교향악단) 무대도 있다.

성악가 가운데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제시 노먼, 바리톤 토마스 햄슨, 메조 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의 공연이 예정돼있다.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불었던 고음악 바람이 올해는 강풍으로 변할 전망이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지기스발트 쿠이켄의 라 프티트 방드, 조르디 사발의 르 콩세르 드 나시옹,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 등 세계 정상의 고음악 단체와 고음악의 대가들이 한국으로 모여든다.

예술의전당 화재로 날아가버린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에 대한 아쉬움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콘서트 버전으로 달래야 할 것 같다.

▲무용-‘홍등’ 중국풍 무용극 색다른 유혹

첫 내한하는 중국 중앙 발레단의 <홍등>에 가장 먼저 관심이 간다. 세계적 영화감독 장이머우의 동명 영화를 발레로 옮긴 2002년 작품으로, 장이머우가 직접 연출했다. 중국의 전통춤과 발레가 합쳐진 대형 무용극이다.

세계 3대 발레단 중 하나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돈키호테>도 주목할 만한 공연이다. 세종문화회관의 개관 30주년 기념 초청작이다.

현대무용의 전설 피나 바우쉬는 터키에서 받은 영감을 춤으로 표현한 <네페스>를 들고 온다. 하지만 기대작이었던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예술의전당 화재로 취소됐다.

▲뮤지컬-퍼포먼스 인기 내년에도 쭈욱

내년 뮤지컬계 주요 일정으로는 일단 신데렐라 스토리가 예정돼 있다. 1956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작으로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는 런던의 빈민가 아가씨가 상류층의 멋진 숙녀로 재탄생된다는 내용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고전이다.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바로 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이다. 8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되는 <마이 페어 레이디> 라이선스 공연은 영국에서 인기를 끈 TV 리얼리티 쇼 방식으로 주인공 오디션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무명 배우가 주연을 맡는 현실의 신데렐라 탄생도 기대해 볼 만하다.

<스위니 토드>로 한국 뮤지컬팬과도 한층 가까워진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또 다른 걸작 <컴퍼니>가 내년 5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로맨틱 코미디 <컴퍼니>는 손드하임과 해롤드 프린스(연출)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 토니상 14개 부문 후보로 올라 7개 부문을 휩쓸어 30년간 최다 노미네이트 뮤지컬로 기록되기도 했다.

올해 유난히 큰 관심을 모았던 퍼포먼스의 인기도 내년까지 계속될 듯하다. 2007년 최고의 흥행 공연이었던 <퀴담>의 제작사 '서크 듀 솔레이(Cirque Du Soleilㆍ태양의 서커스)'가 내년 10월에는 <알레그리아>를 들고 온다. 펜티엄 프로세서의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린 비언어극 단체 '블루맨그룹'도 처음으로 한국 팬과 만난다.

온 몸을 파랗게 칠한 남자 세 명이 펼치는 독특한 쇼로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지의 상설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소규모가 아닌 투어용 대형 공연 <하우 투 비 어 메가스타> 버전이 소개된다.

▲연극-신극 100주년 ‘은세계’ 복원

2008년 연극계 최고 이슈는 단연 신극 100주년이다. 한국 신연극의 효시로 보는 이인직의 <은세계>가 한국 최초의 신극장 원각사에서 공연된 게 1908년 11월 15일이다.

원각사의 후신 정동극장은 내년 10월 <은세계>를 손진책 연출로 복원한다.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한국연극협회도 공동 기획으로 신극 100년 기념공연 시리즈를 3, 6, 12월에 무대에 올린다.

2009년 1월 4일까지 계속되는 '연극열전2'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로 친숙한 배우를 대거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점도 2008년 연극계의 특징이다. 내년 1월 4일 시작하는 <늘근도둑 이야기>의 박철민을 비롯해 이순재 나문희 문성근 황정민 유지태 조재현 고수 등 대중스타를 소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해외 화제 공연 내한 소식도 풍성하다. <뉴욕 타임스>가 '마법의 연출가'로 칭한 미국 현대연극의 거장 리 브루어 각색ㆍ연출의 <인형의 집>이 대표적이다.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 해방 문제를 다룬 헨릭 입센 원작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성 배역에는 큰 키의 아름다운 여배우를, 남성 배역은 실제 왜소증을 가진 이들을 캐스팅했다. 집과 가구는 모두 남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 노라는 인형의 집에 들어와 있는 듯 작은 가구와 좁은 문을 통과하느라 애를 먹는다.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이 선보이게 될 프란츠 카프카의 걸작 <변신>과 영국 연출가 사이먼 맥버니가 그리는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사라져가는 숫자>도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대중음악-셀린 디온·비욕… 디바들의 행차

천상의 목소리라 불리는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나나 무스꾸리가 1월 한국을 찾는다. 나나 무스꾸리는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20일)을 시작으로 성남(22일), 대구(24일), 창원(25일), 부산(26일) 등 모두 5개 도시를 돌며 공연을 한다.

내년에 74살이 되는 그녀는 올 7월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공연을 닷새 앞두고 갑작스레 일정을 취소해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사랑의 기쁨> 등 주옥같은 명곡으로 20세기 뮤즈로 자리 잡았던 무스꾸리의 목소리는 수많은 CF와 드라마를 통해 국내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줬다.

그녀는 지금까지 450여 장의 앨범을 발매해 팝 역사상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여성 가수로 기록됐다. 공연기획사 측은 "그녀는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생애 마지막 투어가 될 내한공연을 예전과 다름없는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꾸미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영화 <어둠 속의 댄서>의 주인공으로 국내에 알려진 가수 비욕 굿문스도티어(42)의 내한도 기대되는 공연 중 하나이다. 비욕은 2월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내한 공연을 갖는다.

아이슬란드 출신인 그녀는 1977년 데뷔해 그룹 '스핏 앤 스팟' '엑소더스' '잼 80' 등의 멤버로 활약하다 93년 솔로로 나서 얼터너티브 록, 일렉트로니카 등을 결합한 전위적인 음악을 시도해 많은 컬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어둠 속의 댄서>에서 주연 셀마 역을 맡아 2000년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엔 아이슬란드 브라스 밴드가 동원되며 그녀의 독특한 퍼포먼스, 화려한 색감과 신비로운 연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팝 시장 최고의 '디바' 셀린 디온도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전세계 앨범 판매고 2억 장을 기록한 그녀는 그래미 어워드 총 5회, 아카데미 어워드 2회의 경력이 말해주듯, 내년 내한하는 아티스트 중 대중성에 있어선 최고로 꼽힌다.

셀린 디온은 3월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 Taking Chances World Tour 2008>의 일환으로 내한공연을 펼친다.

전세계 역대 개봉 영화 중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타이타닉>의 주제가 으로 국내에서도 폭넓은 연령층의 팬을 확보해 온 그녀의 이번 공연은 최근 재결합한 스파이스 걸스의 무대를 연출한 세계적인 감독 제이미 킹이 맡아 음악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 <칵테일>에 삽입된 노래 를 불러 큰 인기를 모은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린도 1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년만의 내한 무대에 오른다.

그는 악기의 도움 없이 4옥타브를 넘나들어 인간의 음성으로 만들 수 있는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즈 팝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교향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로도 활동한다.

이밖에 비틀스 멤버 중 한 명인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이 추진 중이며 2004년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의 팝 스타 엘튼 존의 내한도 예정되어 있어, 2008년도 풍성한 팝 뮤직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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