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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우즈에게 기억될 1997ㆍ2005ㆍ2017 마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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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 우즈에게 기억될 1997ㆍ2005ㆍ2017 마스터스

입력
2017.02.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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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 우즈(오른쪽)가 1997년 마스터스 우승 후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사진=마스터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타이거 우즈(42ㆍ미국) 하면 떠오르는 샷은 이른바 '90도 칩샷'이다. 우즈가 2005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의 16번홀(파3)에서 성공시킨 신기에 가까운 '매직샷'이다.

우즈는 당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하다 16번홀에서 티샷을 러프에 빠뜨렸다. 파세이브조차 쉽지 않았지만, 우즈는 공격적인 칩샷을 날렸다. 그린 에지에 떨어진 공은 갑자기 90도로 꺾이면서 경사를 타고 내려가더니 홀 앞에서 약 1.5초 동안 멈춰선 후 기적같이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우즈는 샷을 하기 전 상당히 고민했다. 그린의 경사와 볼 스피드는 물론 그립의 선택 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골프황제'는 결과적으로 공을 홀에 넣었고 이를 지켜본 갤러리들은 감탄을 넘어 경악했다. 이 장면은 TV와 인터넷 생중계까지 이뤄진 데다, 스포츠 뉴스 하이라이트로 수 차례 반복 상영돼 골프를 모르는 이들도 익히 지켜봤다.

우즈는 골프라는 스포츠를 관능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우즈의 마법'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즈는 허리 통증이 재발해 다가오는 PGA 투어 2개 대회에 결장한다. 앞서 허리 부상 등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17개월 간 필드를 밟지 못한 우즈는 지난달 27일(한국시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극적으로 복귀했으나 컷 탈락했다. 이어 출전한 유럽프로골프투어(PGA)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1라운드에서는 보기만 5개를 적어내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그는 대회 후 "허리 수술 3차례, 무릎 수술 4차례를 받았다. 다시는 최상의 몸 상태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우즈는 자신이 주최하는 제네시스 오픈(17∼20일), 그리고 혼다클래식(24∼27일)에도 불참한다.

단순히 실전 감각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각에선 재기불능 수준이 된 것 아니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재활 기간도 충분했던 터라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린다. 우즈는 2014년 처음 허리 수술을 받은 후 출전한 19개 대회에서 10차례나 기권 또는 컷 탈락했다. 재활 후 결과도 공백기와 다를 바 없었다. 우즈의 행보는 실망을 넘어 우려가 된지 오래다.

우즈는 오는 4월 열리는 마스터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4차례(1997ㆍ2001ㆍ2002ㆍ2005년)나 정상에 올랐다. 그런 만큼 우즈는 이 대회 우승까지 바라본다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즈에 대한 전망은 이제 우승보다는 '은퇴'에 맞춰져 있다. 1997년 마스터스 정상에 올라 그린 재킷을 입으며 '골프황제'로 등극했던 그는 20년 만인 올 해 마스터스를 기점으로 은퇴를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우즈는 1996-199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시카고 불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를 보러 시카고 홈구장 유나이티드센터에 들렀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4)이 시카고 불스에서 은퇴하기 한 시즌을 앞둔 상황이었다. 그 날은 사실상 조던으로부터 '스포츠 황제'의 위상을 물려받은 '즉위식'이었다.

우즈에게 지난 20년은 영욕의 역사였다. 15년은 영예의 순간이었고 5년은 성추문, 부상과 싸웠던 치욕의 순간이었다. 암울했던 5년이 화려했던 15년을 지우진 못한다. 물론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골프황제'는 영원해도 '골프황제의 시대'는 종언을 고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마스터스가 열리기까지는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우즈가 출전할 마스터스가 이렇게 기다려지지 않은 적은 아마도 올 해가 처음일 것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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