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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식용견 55마리, ‘희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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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식용견 55마리, ‘희망’을 찾다

입력
2017.03.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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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I, 고양 실내 농장서 구조… 美 입양 추진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몰티즈 믹스 종 개가 전기충격 짖음 방지기가 녹아내려 털에 뭉쳐진 채 발견됐다. HSI는 발견하자마자 이를 떼어냈고 24일 미국 보호소로 보낼 예정이다. HSI 제공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몰티즈 믹스 종 개가 전기충격 짖음 방지기가 녹아내려 털에 뭉쳐진 채 발견됐다. HSI는 발견하자마자 이를 떼어냈고 24일 미국 보호소로 보낼 예정이다. HSI 제공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오는 24일 경기 고양 식용견 농장에서 55마리의 개를 구조해 미국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HSI는 국내 농장을 구입해 개는 미국에 입양 보내고, 농장주에게는 전업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농장주 김씨는 전업이 아닌 은퇴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개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고 싶다며 HSI에 연락을 해왔다.

이번에 폐쇄된 농장은 야외에서 운영되는 전형적인 농장 형태와 달리 실내에서 운영되고 있었는데 채광은 고사하고 환기조차 되지 않아 더욱 열악한 환경이었다는 게 구조를 준비해 온 HSI의 설명이다.

아담 패래스캔돌라 HSI 동물보호·재난구조팀 이사는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암모니아 가스로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고, 실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두웠다”며 “농장은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실내에서 운영되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는 진도믹스, 포인터 등 대형견뿐 아니라 중소형견들도 많았다. HSI 제공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는 진도믹스, 포인터 등 대형견뿐 아니라 중소형견들도 많았다. HSI 제공

55마리 중에는 진도믹스와 포인터, 그레이트 피레니즈 등 대형견뿐 아니라 미니핀, 시츄 믹스, 코기 믹스 등 중소형견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10마리의 강아지들과 한때는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던 개들도 포함돼 있는 게 확인됐다. 몰티즈 믹스로 보이는 한 개의 목에는 전기충격 짖음 방지기가 채워져 있었는데, 이 짖음 방지기가 녹으면서 털과 함께 뭉쳐 있었다.

패래스캔돌라 이사는 “얼마 전 새끼를 낳았던 어미 진도는 구조팀을 보고 경계를 했지만, 지금은 우리 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며 “그간 다른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처럼 이 개들도 안전하고 안락한 곳에서 사랑을 받는다면 인간을 신뢰하는 법을 금방 터득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농장주 김씨는 “20년 넘게 식용견 농장을 했지만 개를 죽이거나 도살장으로 데려간 적은 없었고, 중간상에게 보냈다”며 “몇 번이고 농장을 접으려고도 했지만 사람들이 개를 주거나 버리고 가서 다시 시작하게 되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중간상에게 개를 넘기고 싶지 않았고, 개고기도 못 먹게 되면서 관리해야 하는 개체 수가 50마리를 넘었고, HSI의 전업지원 소식을 듣고 완전히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김나라 HSI 활동가가 24일 구조에 앞서 방문한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태어나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안고 있다. HSI 제공
김나라 HSI 활동가가 24일 구조에 앞서 방문한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태어나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안고 있다. HSI 제공

HSI는 이번에 폐쇄되는 농장까지 7개의 식용견 농장의 폐쇄를 이끌었으며, 800마리 이상의 개들을 구조했다. 이번에 구조된 55마리의 개들은 미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의 파트너 보호소들로 이동해 입양가족을 찾을 예정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어미개와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다. HSI 제공
경기 고양 식용개 농장에서 어미개와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다. H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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