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명심… 개선… 노력" 깍듯한 신동빈 회장에 맥빠진 추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명심… 개선… 노력" 깍듯한 신동빈 회장에 맥빠진 추궁

입력
2015.09.17 18:58
0 0

"왕자의 난 끝났습니까" 묻자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것" 쐐기

그룹 정체성·순환출자 문제 등

날 선 공세없이 두루뭉실 무드

"국민과 함께 성장한 기업…"

낯 뜨거운 칭찬 릴레이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발생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발생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회 정무위가 17일 공정거래위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는 사실상 ‘신동빈 국감’이었다. 10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했던 증인 채택 과정과 달리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무난한 수준에 그쳤다. 신 회장은 국민적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롯데그룹의 정체성 해명에 주력했다.

공정위 국감 아닌 ‘신동빈 국감’

신 회장은 이날 묵직해 보이는 서류가방을 든 채 국감 시작 2분 전에 증인석에 앉았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신 회장은 테이블을 두드리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 회의 시작 후에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첫 질문자로 나선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왕자의 난이 끝났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신 회장은 질문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지체 없이 “끝났다”고 답한 데 이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쐐기까지 박았다.

이어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회에서 공식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신 회장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가족 간 일로 국민들과 의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짜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 회장은 또 답변 때마다 “의원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 개선하겠습니다”, “네, 약속 드립니다” 등 경어를 써가며 깍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인지 애정 어린 당부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소속 정우택 위원장은 대형 태극기가 걸린 제2롯데월드 사진을 들어 보이며 “신 회장의 가슴 한가운데도 태극기를 항상 담고 한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증인석에 앉은 지 5시간 만에 신 회장을 돌려보냈다.

롯데, 전화위복 계기 되나

이날 국감장 분위기는 예상과는 달랐다는 게 중론이다. ‘형제의 난’을 계기로 재벌개혁이 화두가 된 만큼 특히 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공세가 예견됐지만, 강기정ㆍ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질문에 날이 선 의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의원은 “왕자의 난이 끝났다고 했지만 광윤사의 최대 주주는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어서 경영권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신 회장은 “네, 자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롯데그룹의 정체성, 해외계열사 자료 미제출, 호텔롯데 상장이익 처분, 면세점 독점, 순환출자 해소 등과 관련한 질문은 있었지만 대체로 두루뭉실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보충ㆍ추가질의에선 낯뜨거운 칭찬 릴레이와 민원성 질의도 이어졌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신 회장이 각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 점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기회에 새 출발을 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갑 출신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하루 1만4,000여명의 시민이 찾는 계양산에 골프장을 꼭 지어야겠느냐”고 물었고, 동료 의원이 이를 말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장석준인턴기자(명지대 정치외교 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