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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실력 의심의 여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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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실력 의심의 여지 없다”

입력
2018.08.1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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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 새 사령탑 공식 발표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계약 

 코치 4명도 가족과 20일 입국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 EPA 연합뉴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 EPA 연합뉴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17일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49)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벤투 감독 지도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벤투 감독이 성에 안 찬다는 날 선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유로 2012 3위라는 성과를 냈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유벤투스)를 데리고도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이후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 코스, 중국 충칭 등 프로 클럽을 맡았지만 모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는 유명 지도자를 선뜻 데려오기 힘든 게 한국 축구의 현주소임도 부인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한 감독 후보는 집까지 가서 만났다.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지는데 어려움을 표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 묻자 ‘잘 모른다’ ‘손흥민, 기성용 정도만 안다’고 답하더라. 대리인을 통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연봉을 말했다”고 털어놨다. 스페인 출신 키케 플로레스(53) 감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신임 감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신임 감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72) 감독도 한국 지휘봉을 잡을 때는 하락세였다. 그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끌어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에서 연이어 쓴 맛을 본 뒤 와신상담 중이었다. 축구계 인사는 “히딩크는 한국에서 명예회복을 해 유럽으로 재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일월드컵 직후 네덜란드 명문 PSV아인트호벤 사령탑으로 ‘영전’했다.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쓸쓸히 한국을 떠난 감독도 있다. 움베르투 코엘류(68)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유로 2000 4강으로 이끈 명망 있는 지도자였지만 2003년 2월 부임해 1년 2개월 만에 사임했다.

한 축구인은 “코엘류는 성인대표팀 선수라면 프로답게 준비가 됐을 거라 생각했다. 감독인 자신이 큰 틀을 잡아주면 선수들 각자가 능력을 발휘할 거라 믿었다. 그게 패착이었다”고 했다. 당시 대표팀 선수였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도 “코엘류는 능력 있는 감독이었지만 그 때는 선수들이 그런 지도 방식을 받아들일 자세가 안 돼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2004년 한국대표팀을 지휘했던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 연합뉴스
2004년 한국대표팀을 지휘했던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 연합뉴스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과 함께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38)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35)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38) 피지컬 코치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벤투 감독과 늘 함께 다니는 코치들이다. 벤투 감독과 코치들 모두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살 예정이라고 하니 연봉 외에 주거비용까지 연간 수십 억 원이 들어간다.

히딩크 감독 이후 5명의 외국인 지도자가 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갔는데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4개월에 불과하다.

일단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다. 김 위원장은 “4년 간 인내하면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인물이라고 확신한다. 언론과 팬들도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벤투 감독은 끝까지 계약기간을 채운 뒤 ‘저평가된 우랑주’였다는 호평을 들을까 아니면 그 전에 ‘부실주’로 낙인 찍힐까.

한편, 벤투 감독은 20일 입국해 22일 취임 기자회견을 한 뒤 27일 대표 명단을 발표하고 코스타리카(9월 7일), 칠레(9월 11일)와 평가전에 대비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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