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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 남아공 대통령 불신임안 또다시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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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 남아공 대통령 불신임안 또다시 부결

입력
2017.08.0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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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의회가 8일 케이프타운 회의장에서 제이콥 주마 대통령 불신임안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케이프타운=AP 연합뉴스
남아공 의회가 8일 케이프타운 회의장에서 제이콥 주마 대통령 불신임안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케이프타운=AP 연합뉴스

임기 내내 각종 부패와 정경유착 의혹을 받았지만 의회로부터의 불신임과 탄핵을 번번이 피했던 제이콥 주마(75)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임기 중 네번째 불신임투표에서도 살아남았다.

남아공 의회는 8일(현지시간) 원내 제2ㆍ제3당인 민주동맹(DA)과 경제자유전사(EFF) 등이 제기한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지만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그러나 불신임 찬성 177, 반대 198표인 아슬아슬한 투표 결과는 집권당 ANC 내에서도 주마 대통령을 향한 불신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 됐다.

전날 발레카 음베테 남아공 의회의장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불신임안 투표를 비밀투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마 대통령이 이번에야말로 위기에 몰렸다는 관측도 나왔다. 야권에서는 친(親)주마 대 반(反)주마 세력간 내홍을 겪고 있는 ANC에서 반란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음무시 마이마네 DA 대표는 투표에 앞서 “이 투표는 선과 악, 옳고 그름 사이의 투표”라며 ANC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그러나 전체 400석 중 249석을 차지하고 있는 ANC는 주마 대통령 비호에 적극 나섰다. 한때 주마 대통령의 사임까지 요구했던 잭슨 음템부 ANC 원내대표가 투표 직전 ANC 의원들을 모아놓고 표 단속에 나서자 ANC 의원들은 “우리는 주마를 지지하고 우리 대통령이 부끄럽지 않다”는 노래를 부르며 기세를 올렸다.

불신임안 투표 결과는 찬성 177, 반대 198, 기권 9표로 아슬아슬한 부결이었다. 영국BBC방송은 “ANC 내부에서도 최소 의원 40명이 반란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이미 정치분석가들은 주마 정권이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입법수도 케이프타운에서는 주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일부가 타이어를 쌓아 길을 막고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반(反)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운동의 계승세력으로서 압도적 지지를 누려 오던 주마 대통령과 ANC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1당 지위만 간신히 지키는 등 민심이반을 경험하고 있다. 스티븐 프리드먼 요하네스버그대 정치학 교수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ANC 내 반(反)주마 진영은 올 연말 당대회에서 대권주자 교체에 나설 것”이라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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