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발목잡던 문구 잠정합의
野 국회 규칙에 수치 명시 성과
與는 사회적 기구서 논의 주장 관철
연금 개혁 논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 문구에 대한 여야간 잠정합의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당은 50% 수치를 내주면서도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검증 및 결정 권한을 넘기는 데 성공했고, 야당은 줄기차게 주장했던 대로 구체적인 수치를 국회 규칙에 명기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여야가 각기 실리와 명분을 얻은 셈이다.
26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안’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의 적정성ㆍ타당성 검증을 포함해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 합의된 내용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강하게 주장해온 50% 수치는 명시됐지만, 이를 ‘이행한다’거나 ‘목표로 한다’는 등의 수식어가 빠졌다. 대신 ‘사회적 기구가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를 감안하면 외견상 야당의 주장이 관철된 듯하지만, 실무기구 합의안 자체를 첨부하지 않은 가운데 사회적 기구에서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세부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어서 새누리당의 주장이 상당 부분 관철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실제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이에 비해 새정치연합은 28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의원총회가 열릴 경우 50% 논란에서 양보했다는 평이 많은 만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로 여야는 이날도 문 장관의 거취를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문 장관은 향후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의 논의에도 다양한 형태로 개입하면서 공무원연금의 경우처럼 파행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복지장관의 교체는 사회적기구의 자율성 확보와 대타협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해임 사유가 없는데 해임건의안에 대해 표결까지 하자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그간 핵심쟁점이었던 50% 명기 여부에 대해선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문 장관 거취 논란이 또 다시 연금 개혁안 처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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