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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등록 : 2017.09.04 17:31
수정 : 2017.09.04 18:34

‘레드라인’으로 한 걸음 더... 숫자로 보는 북한의 핵실험

등록 : 2017.09.04 17:31
수정 : 2017.09.04 18:34

지난 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 안내판에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12시, 북한이 약 1년 만에 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이날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북한이 지금까지 실시한 핵실험 가운데 사상 최대 폭발 위력을 보여 북핵 위기설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6… ‘6번 연쇄 핵실험’ 파키스탄 모델 따라가나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미국과 대등한 핵 보유국 입장에서 핵동결이 아닌 군축협상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가 상정한 북한의 ‘레드라인’이 미 본토를 겨냥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인 만큼 이번 핵실험이 이에 근접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에 수소폭탄을 탑재하면 한반도 정세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북한의 핵 공격에 노출되면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 우산 제공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진입하면 한국과 일본 등에서 독자 핵 무장론이 거론되며 동북아 '핵 도미노' 현상으로 직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964년 첫 핵실험을 한 중국이 '공인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를 얻자 인도가 1974년 핵실험을 단행해 핵무기 보유국이 됐고, 인도와 숙적관계인 파키스탄도 1998년 무려 6번의 연쇄 핵실험 끝에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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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 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50kt… 나가사키 원폭의 2배, 사상 최대의 폭발 위력

군 전문가들은 규모 5.7을 기록한 이번 핵실험의 폭발 위력을 50kt(킬로톤ㆍ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으로 평가했다.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돼 7만명을 죽게 만든 원자폭탄 팻맨의 위력이 21kt,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 ‘리틀 보이’ 폭발력은 16kt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번 핵실험의 위력을 우리보다 더 크게 판단했다. 일본 방위성은 70kt으로 추정했고,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지진ㆍ핵실험 탐지기구 노르사르는 120kt으로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도 이번 핵실험에 따른 지진 규모가 6.3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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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제로(0), 한반도 시계…수차례 미사일 시험발사에 핵실험까지

북한이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친 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한 달여만에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기로에 섰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대북정책을 통해 해법을 모색했지만 북한의 도발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많아 정책 기조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의 강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이라는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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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허리케인 하비 희생자들을 위한 전국기도의 날 예배를 마친 후 세인트존스 교회를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할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 보자'고 발언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1… 트럼프 대통령 “한국은 하나만 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한국은 대북 유화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다"며 "그들(한국)은 오직 하나만 안다"고 지적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 노선 수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궁극적 수단은 협상”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갈등과 혼란만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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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보회의(NS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괌을 포함한 미국의 영토,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응은 효과적이면서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보유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의 옵션에 대해 보고 받기를 원했다”며 NSC에서 군사적 옵션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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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오후 북한의 핵실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2… 아베 총리와 트럼프, 핵실험 당일 두 차례나 통화

일본은 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나 전화 통화를 하며 북한 핵실험에 대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 핵실험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일본 안전에 대한 중대하고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북한 6차 핵실험을 빠르게 공식화해 사전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의 인공지진 사실이 알려진 지 불과 1시간여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단정한다”고 일찌감치 못박았다. 교도통신은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지위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NHK는 “중국에게는 탄도미사일 보다 핵실험이 레드라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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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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