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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대형 항공기까지 파는 중국 온라인쇼핑몰

입력
2017.11.26 16: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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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제트기 온라인 경매

화물 수송기 3대 중 2대 팔려

네티즌 80만명 경매 과정 참관

보잉 747기 온라인 경매 결과. 중관촌 온라인 캡처
보잉 747기 온라인 경매 결과. 중관촌 온라인 캡처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에서 초대형 항공기 판매까지 이뤄졌다. 주유소와 섬 등을 팔아 화제가 됐던 타오바오에서 항공기가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상거래에선 “못 파는 게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이번에 타오바오에서 판매된 항공기는 보잉 747 화물 수송기로 지난 21일 광둥성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의 경매를 통해서 이뤄졌다. 이 화물 수송기는 원래 제이드카고 인터내셔널이란 회사의 소유였는데, 2013년 9월 파산을 신청하면서 선전법원이 이를 압류했다. 법원은 2015년 10월부터 6회에 걸쳐 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했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번번이 실패하자 지난 9월 당초 예정가보다 70% 낮은 가격에 화물기 세 대를 인터넷 경매시장에 내놓았고, 중국 최대 민영 택배회사인 순펑(順豊)의 자회사 순펑항공이 이 가운데 두 대를 총 3억2,200만위안(약 530억원)에 낙찰받았다. 제트기에 대한 온라인 경매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처음이었고, 경매 과정을 참관한 네티즌이 8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열기도 뜨거웠다.

타오바오에서 팔린 물건이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4월엔 허난성 하급법원이 한 주유소를 경매사이트에 올렸고, 280번의 가격 입찰과 33번의 지연을 거쳐 최종적으로 689만위안(약 11억3,0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또 이듬해 3월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피지, 캐나다, 그리스에 소재한 섬 4곳에 대한 경매를 실시한 적도 있다. 당시 그리스의 작은 섬 리틀 레스보스는 620만위안(약 10억원)에 팔렸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부실자산이 거래되는 일도 잦다. 타오바오는 2015년 5월 중국의 4대 배드뱅크 중 하나인 신다(新達)자산관리공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지금까지 160억위안(약 2조6,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등을 경매에 부쳐 40%가량이 낙찰됐다.

타오바오에서 이처럼 기상천외한 물품들의 판매가 가능한 건 온라인쇼핑몰의 인프라가 탄탄하고 온라인 법원경매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법부는 경매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2012년부터 타오바오를 비롯한 대형 온라인쇼핑몰들을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는 약 1,000여곳의 지방법원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타오바오 관계자는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를 비롯해 과거에는 생각지 못한 물품들이 온라인에서 판매될 수 있는 건 거래의 투명성과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이번 거래를 통해 중국 온라인쇼핑업계의 인프라와 신뢰도가 검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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