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역삼역 칼부림 사건’ 지나가던 시민들이 참사 막았다

알림

‘역삼역 칼부림 사건’ 지나가던 시민들이 참사 막았다

입력
2017.06.26 22:52
0 0

26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강남구 역삼역(지하철 2호선) 5번 출구 쪽을 지나던 한 금융업체 대표 김용수(57)씨는 흉기로 여성을 찌르고 있는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피해자는 결혼업체 운영자인 여성 A(57)씨. A씨는 흉기를 휘두른 김모(63)씨로부터 목과 가슴 부위를 수 차례 찔린 상태였다.

김용수씨는 그 모습을 발견한 순간 머리보다 몸을 먼저 움직였다. 다행히 비슷한 순간 연배 높은 할아버지가 피의자를 붙잡고 있었다. 기지를 발휘한 김씨는, 피의자의 팔을 비틀어 손목을 꽉 잡고 있다가 칼을 빼앗아 옆으로 던졌다. 김씨를 비롯한 시민들의 도움 덕에 남성의 칼부림은 멈출 수 있었다.

상황 종료 후 김씨는 “나도 모르게 얼떨결에 그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나는 다치지 않았다”면서도 “피의자 손에 난 피가 내 양복과 셔츠에 묻어서 옷을 버렸다"고 덤덤히 전했다. 그는 “나는 평범한 시민일 뿐”이라며 “딸에게 '아빠 좋은 일 했다'고 알렸더니 오히려 왜 그랬느냐고 난리가 나 저는 혼만 났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씨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피의자 김씨를 붙잡고 있다가 경찰에 넘기고는 경찰에서 간단한 목격자 진술을 하고 떠났다. 그는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용감히 뛰어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한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구경만 하던 이들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A씨가 운영하던 결혼정보업체 회원이었다. A씨가 운영하는 결혼정보업체에 5년 전 회원으로 가입해 몇 차례 주선을 받았지만, 결혼 등으로 이어지지 않아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A씨가 주선도 해주지 않고 전화도 피하는 것 같아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현재 응급수술 중으로, 자칫 시간이 지체됐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건 경위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