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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달밤에 만난 ‘갈매기 조나단’

입력
2017.06.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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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의 밤거리를 걷다 우연히 '조나단 갈매기'들을 만났다. 흰여울 마을에서 푸르른 달빛을 받으며 오로지 비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갈매기. 그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큰 꿈들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부산 영도의 밤거리를 걷다 우연히 '조나단 갈매기'들을 만났다. 흰여울 마을에서 푸르른 달빛을 받으며 오로지 비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갈매기. 그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큰 꿈들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부산 자갈치시장 앞 바닷가에는 예전부터 갈매기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생선의 대가리나 부산물을 먹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내 기억을 더듬어보면 먹이를 발견한 갈매기들은 하늘에서 수면 위로 쏜살같이 급강하했다.

며칠 전 다시 그때 그 자리를 가보았다. 그러나 떼 지어 다니는 갈매기들의 무리는 변함없었지만, 비행 모습은 그 옛날 봤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지나면서 봤던 ‘거지 갈매기’를 빼닮았다. 그렇게 변해버린 이유는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으며 편히 지내다 보니 날렵한 비행 본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문득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인 갈매기 조나단이 생각났다. 흰색 몸에 날카로운 부리를 지닌 조나단은 무리의 갈매기와는 다르게 모든 비행술을 연마했다. 갈매기 사회의 존엄성과 전통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쫓겨나기도 했지만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진리를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주며 위대한 갈매기로 추앙 받는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부산 영도의 밤거리를 걷다 우연히 '조나단 갈매기'들을 만났다. 흰여울 마을에서 푸르른 달빛을 받으며 오로지 비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갈매기. 그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큰 꿈들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인간들 손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을 향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라"고 꾸짖으며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할 까. 하루하루 목적 없이 무의미한 삶을 반복하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갈매기 조나단의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멀티미디어부장kingwang@hankookilbo.com

부산 영도의 밤거리를 걷다 우연히 '조나단 갈매기'들을 만났다. 흰여울 마을에서 푸르른 달빛을 받으며 오로지 비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갈매기. 그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큰 꿈들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부산 영도의 밤거리를 걷다 우연히 '조나단 갈매기'들을 만났다. 흰여울 마을에서 푸르른 달빛을 받으며 오로지 비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갈매기. 그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큰 꿈들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부산 자갈치시장 앞 바닷가에는 예전부터 갈매기들이 많았다. 먹이를 찾아 창공을 나르는 한 마리 갈매기가 처량하게 보인다.
부산 자갈치시장 앞 바닷가에는 예전부터 갈매기들이 많았다. 먹이를 찾아 창공을 나르는 한 마리 갈매기가 처량하게 보인다.
부산 자갈치시장 앞 바닷가에는 예전부터 갈매기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생선의 대가리나 부산물을 먹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이다.
부산 자갈치시장 앞 바닷가에는 예전부터 갈매기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생선의 대가리나 부산물을 먹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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