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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이는 군사대국 명분, 속으로 웃는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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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이는 군사대국 명분, 속으로 웃는 아베?

입력
2017.03.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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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오전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발사는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를 마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AFP/지지통신=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오전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발사는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를 마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AFP/지지통신=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는 6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동해상이 북한 미사일의 앞마당이 되고 있다”라며 강하게 북한을 비난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대부분 일본 영해를 위협하는 상황이 크게 못마땅한 모습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속내는 이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일본의 안보위협이 일상화되면서 군사력 강화행보를 굳히려는 아베 정권은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대응은 평소보다 더욱 신속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자들을 만나 정부 움직임을 발빠르게 전달했고 아베 총리도 총리관저 기자들 앞에 발사 후 곧바로 달려나왔다. 아베 총리는 “4발 중 3발이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 북한에 강하게 항의했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회기 중이던 참의원 예산위원회가 40분간 중단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릴 만큼 긴박하게 돌아갔다. 제1야당인 민진당도 NSC 개최에 따른 회의중단을 수용하는 등 안보위기에 여야가 없었다. “북한 위협에 대한 대책이 뭐냐”는 추궁이 이어졌고, 아베 총리는 “추가도발 행위에 대비해 정보수집 및 경계감시에 임하고 국민안전과 안심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은 북한의 행동이 한미합동연습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을 거론하는 한편 “예상은 했지만 EEZ에 3발이나 떨어질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위기상황을 국민에게 실시간 중계방송하듯 빠르게 알린 아베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군사력 강화를 위한 상황논리 축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아베 정부는 이미 북한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방위비 예산을 5년 연속 늘려 올해 사상 최대인 5조1,251억엔(약 51조4,580억원)을 편성했다. 북한 위협 자체를 군사력 강화행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견제에 몰두하는 미국이 일본의 군비증강을 용인ㆍ지지하는 가운데 호재가 또 돌출한 셈이다.

국내적으로 아베 총리에게 북한 미사일은 오사카(大阪) 우익 초등학교를 둘러싼 부인 ‘아키에(昭惠) 스캔들’을 진화하는 단비와 다름없다. 연일 국회에서 아베 총리와 부인에 대해 우익학교법인과 유착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내각 지지율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북한 위기를 강조해 국민 시선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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