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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대중교통 모바일 결제 선점하라”중국 IT 공룡들의 혈투

입력
2018.05.20 14:5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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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결제의 마지막 블루오션

알리페이ㆍ위챗페이 양강 경쟁 치열

마화텅(맨 앞) 톈센트그룹 회장이 선전 지하철역에서 위챗페이 결제 시범을 보이는 모습. 제일재경
마화텅(맨 앞) 톈센트그룹 회장이 선전 지하철역에서 위챗페이 결제 시범을 보이는 모습. 제일재경

중국에선 길거리 노점에서도 스마트폰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모바일결제가 일상화되어 있다. 현금을 사용하던 중국인들은 신용카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결제 단계로 직행했다. 신용카드 불법복제 등 심각한 문제가 있고 신용평가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이유도 있지만 정보기술(IT) 혁명에 따른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직접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요즘도 주요 도시의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탈 때면 대중 교통카드인 이카퉁(一卡通)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중고생들이 이용하는 교통카드와 비슷한 별도의 충전식 카드다. 물론 이카퉁으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도 있다. 일부 도시에선 시범적으로 모바일결제가 진행돼 오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분야가 사실상 모바일결제의 예외공간이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역시나 IT분야 공룡기업들이 대중교통 분야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IT분야 선두 도시인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를 시작으로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상하이(上海), 저장성 쑤저우(蘇州),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등에서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나 톈센트그룹의 위챗페이를 통한 모바일결제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항철도에서 시범운영하던 베이징(北京)도 이달 초 노동절(5월 1일) 연휴를 기점으로 이를 지하철 전체 노선으로 확대했다.

눈 여겨 볼 대목은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중 하나만 가능한 도시가 꽤 있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의 태동지인 항저우의 지하철은 알리페이가 독점하고 있는 반면 광저우ㆍ선전 등에선 위챗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다. 베이징도 현재는 알리페이 결제만 가능한데 톈센트 측은 “지하철공사 측과의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각각 52개, 46개 도시에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대중교통 결제 시장은 규모 자체가 워낙 거대하다.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ㆍ버스의 월 평균 이용건수는 72억건을 넘는다. 일반택시ㆍ공유택시ㆍ공유자전거 등을 합친 건수의 3배 이상이다. 마화텅(馬化騰) 톈센트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선전 지하철역에서 위챗페이 결제 시범을 보이는 이벤트를 벌이자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도 곧바로 음성인식으로 목적지를 탐색한 뒤 안면인식 결제를 진행하는 둥둥주이(動動嘴) 서비스를 시연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윈(오른쪽 두번째)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둥둥주이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제일재경
마윈(오른쪽 두번째)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둥둥주이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제일재경

중국 공상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중교통 요금의 모바일결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처리 능력, 지방정부와의 데이터 연동 기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하지만 모바일결제 시장의 거의 유일하게 남은 블루오션인데다 확보한 데이터의 시장가치가 무궁무진해 대기업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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