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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20대 고교 찾아가 흉기 난동… 학생들이 발 걸고 직접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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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20대 고교 찾아가 흉기 난동… 학생들이 발 걸고 직접 제압

입력
2017.09.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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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고등학생과 전화로 말다툼을 벌이다 학교로 찾아가 흉기 난동을 부린 20대 남성이 학생들에게 제압당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살인 예비 혐의로 허모(27)씨를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전날 오전 11시48분쯤 동대문구 한 고등학교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학생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해당 학교 학생 박모(16)군과 전화로 말싸움하다 격분해 흉기를 들고 학교에 직접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는 허씨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30분쯤 배달원을 모집하려다가 이 학교 학생 박군에게 전화를 잘못 걸었다. 통화 중 허씨는 박군에게 욕설을 하고 “죽이겠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군은 “4교시에 부재중전화가 여러 번 와있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걸었더니 다짜고짜 (허씨가) 반말을 했다”며 “‘반말하지 말라’고 하자 욕설과 함께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지 약 10분 만에 학교 교문 앞에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허씨는 학교 경비원이 막자 태연하게 “지각생이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지각생 명부에 허위로 이름을 적은 허씨는 학교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 박군은 “학교로 찾아가겠다”는 허씨 말에 학교 정문을 지켜보다 실제로 허씨가 찾아온 것을 발견하고는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

허씨는 흉기를 덮고 있던 수건을 풀고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며 박군을 찾았다. 허씨가 흉기를 들고 학교를 돌아다니자 교사와 학생들이 도망 다녀 학교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허씨는 박군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얼굴을 몰라 박군을 찾지 못하고 허둥댄 것으로 전해졌다. 허씨는 전날 마신 술로 만취 상태였다.

허씨가 계속 흉기를 들고 학교를 헤집고 다니자 결국 학생들이 직접 허씨를 제압했다. 허씨가 학교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다 잠시 학교 건물 밖으로 나온 틈을 타 이 학교 1학년 한모(16)군이 허씨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흉기를 빼앗았다. 그리곤 곁에서 지켜보던 학생 두 명이 가세해 허씨를 붙잡았다. 난동 7~8분만에 학생들이 허씨를 제압하자마자 경찰이 도착해 검거할 수 있었다. 사건 당시는 4교시 수업이 끝난 직후라 많은 학생과 교사가 교실 밖에 있었지만, 다행히 다친 학생이나 교사는 없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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