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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군함도’ 역사 부인 日에 분노...약속 이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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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군함도’ 역사 부인 日에 분노...약속 이행을”

입력
2017.07.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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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이 지난달 15일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지이 인턴기자
류승완 감독이 지난달 15일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지이 인턴기자

영화 ‘군함도’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정면 부정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과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에 류승완 감독이 “일본은 아직도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마주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일침을 놓았다.

류 감독은 28일 보도자료를 내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해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영화가 ‘사실’에 기반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군함도’는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의 강제징용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서고 중국 매체들까지 일본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군함도’를 둘러싼 신경전은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일본의 극우 언론 산케이신문이 ‘군함도’가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류 감독은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일본이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약속했던, 강제 징용 사실 인정과 희생자를 기리는 안내 센터 설치 등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류 감독은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갖은 고초를 겪었던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일본 측에 거듭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 이하 보도자료 전문

안녕하세요. 영화 ‘군함도’ 감독 류승완입니다.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서 영화 ‘군함도’가 사실이 아니고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양 평가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ㆍ중ㆍ일 3국의 정부 기관과 유력 매체들의 날선 공방까지 오가고 있어서, 짧은 생각일지라도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펜을 들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전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습니다. ‘수많은 증언집과 자료집’이 무엇인지는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자세히 넣어 두었습니다. 저는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컨셉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일본 산케이 신문이 ‘군함도는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했을 때도 저는 ‘조선인이 군함도에서 인권을 유린 당하면서 생활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를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랬지만,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

바라건대 일본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영화 ‘군함도’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지하 1,000m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군함도’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지하 1,000m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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