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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경질, ‘이란은 울고, 이스라엘 웃고, 아프리카는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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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경질, ‘이란은 울고, 이스라엘 웃고, 아프리카는 황당’

입력
2018.03.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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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진자료
연합뉴스 사진자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신임 국무장관에 마이크 폼페이오 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하면서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란이 긴장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쾌재를 부를 전망이다. 틸러슨 장관이 순방 도중 교체된 아프리카 국가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폼페이오 CIA 국장을 후임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이란 핵협상,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문제 등 주요 외교 사안마다 충돌을 거듭한 지 14개월 만의 일이다. 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대표적인 ‘보수매파’ 성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란, 이스라엘, 사우디 등 각국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지명에 가장 긴장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강성 국무장관 임명으로 핵협상 파기 혹은 이란의 큰 폭 양보가 불가피한 재협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이란 핵협상 폐기를 주장했던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란 핵협상 지속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상에 대해 이란은 합의를 준수할 의도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핵협상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로 규정하며 대선 후보시절부터 일관되게 비난해왔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는 올 5월을 기한으로 이란에 핵 협정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오는 5월까지 이란과 북한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셈이다. 김혁 한국외대 이란어과 겸임교수는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이란 양 쪽을 동시에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상유지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상식을 뛰어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관론도 나온다. 김 교수는 “국무장관을 매파인 폼페이오로 교체한 것은 핵협상을 앞둔 북한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이란에 대한 압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 본보기로 이란을 활용할 생각이라면 이란 핵협상 파기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이란 국내 정세를 고려하면 과거 아흐마디네저드 정권 때처럼 핵협상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는 “이란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국내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태”라며 “권력투쟁이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의 재협상 카드에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틸러슨 장관의 온건한 대이란 정책을 비판해온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표정관리에 바쁘다. 특히 이스라엘은 틸러슨 장관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문제에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국무장관 교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런 틸러슨 장관 경질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미 국무부는 틸러슨 장관의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양측의 대 테러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평화 안보를 증진하며 상호 호혜적인 무역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이 순방 중 경질됨에 따라 해당 국가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틸러슨 장관이 순방한 국가는 차드, 지부티, 에티오피아, 케냐,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5개국이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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