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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이버 공격 능력, 더 이상 웃어 넘길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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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이버 공격 능력, 더 이상 웃어 넘길 때 아니다”

입력
2017.10.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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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능력을 더 이상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6,000명이 넘는 북한 해커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북한이 조용히 개발하고 있는 사이버 공격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09년 이후 북한의 해킹능력이 급속히 고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핵ㆍ미사일 시험과 달리 사이버 공격은 국제사회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데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방법으로 상대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어 북한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NYT는 “북한이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공격에 나섰지만, 이와 관련 제재를 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제재를 한다 해도 해커들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고 북한의 구식 사회기반시설은 사이버보복에 덜 취약해서 제재 효과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잉글리스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사이버는 그들에게 맞춤식 도구”라며 “초기 비용이 적을뿐더러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고 눈에 띄지 않게 한 국가의 사회기반시설과 민간 영역을 위기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북한의 해킹 능력이 간과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2014년 북한은 김정은을 희화화한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를 해킹해 이 회사 컴퓨터의 70%를 파괴했고, 지난해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100만달러를 훔치기도 했다. ‘사이버보안 딜레마’의 저자인 벤 뷰캐넌 하버드대 연구원은 “2009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은 엄청나게 성장했다”며 “초기 백악관 등이 관리하는 작은 홈페이지를 공격하고 미국 정부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수준이었으나 이후 북한 해커들은 훨씬 발전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사이버 정책을 담당했던 로버트 실버는 “모두의 관심이 버섯구름(핵 전쟁)에만 쏠려 있는데, 사이버 전쟁은 보다 가능성 높은 또 다른 종류의 재앙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사이버 공격의 중요성을 인식, 역량을 키워왔다. 90년대 초 북한의 과학자들이 해외 순방을 다녀온 후 웹 사이트를 이용해 미국 등을 공격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 때부터 북한은 영재들을 발굴해 중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등 특별 훈련을 해왔다. 2011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을 물려받은 후 북한은 사이버 임무를 강탈, 교란, 정치적 여론전 등으로 확대했다. 김정은은 “사이버 전쟁은 핵 무기, 미사일과 함께 우리 군이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담보하는 ‘다목적의 검’”이라며 사이버 공격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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