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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인물만 싹둑… 누더기 편집에 시청자는 뿔난다

입력
2015.01.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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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탈세 의혹 장근석 통편집

화면 비율 어색하고 대화도 끊겨

완성도 낮은 편집으로 시청권 훼손

23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어촌 편' 본방송에서는 예고편(위)과 달리 탈세 의혹으로 하차한 장근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넷 캡쳐
23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어촌 편' 본방송에서는 예고편(위)과 달리 탈세 의혹으로 하차한 장근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넷 캡쳐

23일 첫 방송한 tvN '삼시세끼-어촌편'(이하 삼시세끼)에 시청자들이 뿔났다. 방송이 끝난 후 '삼시세끼' 홈페이지에는 불만스런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이상한 비율의 화면과 억지로 짠 듯한 스토리, 어색하게 이어지는 대화에 전달되는 내용이 하나도 없네요”, “앵글을 당겨 편집해 화면이 깨지고 흐릿하게 보이는 장면들은 보기에 불편했습니다”, “완성도가 떨어지니 방송이 누더기가 됐네요” 등 비난에 가까운 글들이 쏟아졌다.

이상한 일이었다.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시즌 1격인 ‘삼시세끼-정선 편’의 마지막회 8%대보다 높은 9.7%(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혹평이 쏟아졌을까.

‘삼시세끼’는 애초 16일 첫 방송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백억의 세금 탈세 의혹을 받은 장근석의 출연 논란이 일면서 위기를 맞았다. 제작진은 방송을 하루 앞둔 15일 장근석이 프로그램에서 빠지겠다고 전해왔다며 그가 참여하는 분량을 재편집하느라 방송 일정을 한 주 미룬다고 밝혔다. 그렇게 일주일 후 방영된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편집이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 완벽한 편집이 도리어 문제였다. 차승원과 유해진 위주로 편집하다 보니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는 비정상적으로 화면이 클로즈업 됐고, 밥을 먹는 장면에서는 한쪽 끝이 잘린 듯 화면의 비율이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비뚤어진 화면에 대화도 끊기는 상황이 이어지니 보는 내내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이 넘쳐난 것이다. “장근석이 출연한 분량을 굳이 편집까지 해 방송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장근석을 대신해 손호준이 18일 만재도 촬영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에 그의 분량을 충분히 첫 회로도 내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삼시세끼’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달 23일과 30일 2부작으로 방영된 tvN ‘로케이션 인 아메리카’는 총각 행세로 논란을 빚은 에네스 카야의 분량을 통편집한 바 있다. 김지석, 손은서, 에네스가 미국의 영화 촬영지를 따라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뜻하지 않은 논란에 당초 3부작이 2부작으로 축소 편성됐고, 에네스가 나온 분량은 철저하게 잘려 나갔다. 그 바람에 부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화면과 김지석, 손은서만 클로즈업해 자른 장면, 앵글을 당겨 흐릿한 화면이 난무하는 등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tvN은 무리하게 ‘삼시세끼’에도 가위를 들이대며 편집을 감행한 것이다. tvN은 ‘삼시세끼’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자 “마성의 예능”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시청권을 훼손당한 시청자들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다.

에네스 논란을 피할 수 없었던 JTBC ‘비정상회담’은 지난달 8일과 15일 방송에서 그가 나오는 장면을 통편집해 방영했다. 15일 방송에선 전체 화면에 잡히는 에네스를 삭제하고 빈 의자를 그려 넣는 컴퓨터그래픽(CG)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굳이 에네스가 나온 2회분을 무리하게 방송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당시 2주치 방송은 시청률이 하락했다.

30일 방송 예정인 MBC ‘나는 가수다 3’도 무차별한 편집의 맛을 볼 가능성이 크다. 7팀의 출연진 중 가수 이수가 6년 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이력이 문제가 돼 하차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TV를 켜고 예능 프로를 보는 건 즐겁게 웃기 위해서다. 눈살을 찌푸린 채 잘려나간 화면을 확인하려는 게 아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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