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광화문광장서 기자회견
시민 300여명도 추모 물결 동참
가족협, 내일부터 국민도보행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2일 단체 삭발까지 하면서 ‘진상규명 없는 배ㆍ보상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4ㆍ16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개최했다. 삭발에는 경기 안산 단원고 희생ㆍ생존학생 유가족과 일반인 유가족, 화물피해 기사를 포함해 총 52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4명은 진도 팽목항에서 동시에 삭발식 진행했다.
주최 측은 삭발식에 앞서 “유가족들이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부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해 풍찬노숙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4억이니 7억이니 하는 배ㆍ보상 금액을 운운했다”며 “유가족 농성을 돈 몇 푼 더 받아내려는 것으로 호도하는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취재진과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여명이 1개조를 이뤄 돌아가며 삭발에 임했다. “예은아!… 유민아!… 찬호야!”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천을 몸에 두르고 의자에 앉은 유가족들은 삭발에 앞서 희생자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오열했다. 이발기기로 삭발을 해주던 스님, 자원봉사자들 표정도 침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 300여명(경찰 추산 150여명)은 머리카락이 바닥에 떨어질 때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이들을 응원했다.
삭발이 끝나자 밋밋한 머리에 노란 띠를 둘러 맨 단원고 고 강승묵 군 아버지 병길(49)씨는 “참사 당일 아들에게 전화로 ‘해경이 구조할 것이니 당황하지 마라’고 했는데 이런 상식적인 말이 결국 자식에게 죄를 짓게 만들었다”며 “자식 잃은 부모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삭발은 죽음을 각오하겠다는 의미인데 유가족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다.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정부를 세월호 참사의 주범으로 선언하고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 뒤 유가족들은 서울광장까지 시민을 상대로 한 선전전을 펼쳤다.
이날 가족협의회는 정부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요구하며 4,5일 이틀간 안산 합동분향소-광화문 광장을 잇는 국민도보행진을 한다고 발표했다. 세월호안산시민대책위원회도 11일 안산시민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합동분향소-단원고-하늘공원 길을 행진할 예정이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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