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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려달라 편지’ 국정원이 해킹… 지문도 미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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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려달라 편지’ 국정원이 해킹… 지문도 미리 확보

입력
2017.02.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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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국가정보원장.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북한 김정남 피살 이후 국가정보원이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확보한 김정남의 지문으로 신원을 신속하게 확인하는가 하면, 북한 대사관의 이메일을 해킹해 김정남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까지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13일 김정남 피살 직후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피살자의 지문 조회 요청을 받고 이미 확보해 두었던 김정남의 지문과 대조해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6일 “김정남은 과거 일본 오스트리아 마카오 등 여러 나라에서 포착돼 동선이 상당부분 노출돼왔기 때문에 진작에 지문을 확보해 두었다”고 전했다.

김정남이 2012년 4월 김 위원장에게 “살려달라”고 보낸 이메일은 해킹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호 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는 구체적 내용이 담긴 김정남의 편지를 공개하며 정보력을 과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대사관을 통해 김정은에게 전달된 이메일을 국정원이 해킹을 통해 확보했다”며 김정남이 2012년 마카오의 고급 호텔에서 1만5,000달러를 내지 못해 쫓겨난 사실도 추가로 전했다.

국정원은 이메일 입수 경위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도 북한을 상대로 수시로 해킹을 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대외비 자료가 북한이 운영하는 전산망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제서야 뒤늦게 해킹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보 판단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정보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던 국정원 입장에서는 모처럼 체면을 차린 셈이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해 2월 당시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처형됐다고 보고했지만 3개월 만에 리영길이 등장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2015년 4월에는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 전승절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가 빗나가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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