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겨울이 가고 새로운 생명의 꿈틀거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 누구나 향기로운 바람에 마음이 설레는 계절이지만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만큼 꿈과 희망에 부푼 이들이 또 있을까. 교복을 벗고 누구보다 예쁘게 단장하고픈 03학번 새내기 2명이 유행의 최전방, 동대문 두산타워(두타)를 찾았다. 마냥 즐겁기만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신입생 박지은(19) 권영민(21)양의 즐거운 쇼핑기를 들어본다./김신영기자 ddalgi@hk.co.kr
박지은양 "발랄한 캐주얼로!"
올 봄 쇼핑 나오기 전 잡지를 훑어 봤는데 '스포티브룩'이 유행이라는 기사가 참 많았다. 역시나 두타에는 입고 바로 조깅하러 나가도 될 것 같은 '스포티브'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내 나름대로 발랄함을 표현할 캐주얼 복장을 완성해 보는 게 오늘 쇼핑의 목적이다.
아무래도 아직 꽃샘추위가 기다리고 있을텐데 근사한 잠바 하나부터 마련해야겠지? 작년부터 엄청나게 유행이라는 블루종 점퍼를 하나 골라 들었다. 각양 각색의 점퍼가 즐비하지만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아이보리가 최고인 듯. 평범하지 않게 약간 올라온 중국풍의 깃이 특히 맘에 든다.
상의가 온통 흰색이니 바지는 좀 어두운 게 좋을 것 같다. 검정색을 먼저 입어봤는데 아무래도 '블랙& 화이트'는 좀 딱딱해 보이고 하늘색 바지를 입었더니 너무 밍숭밍숭해 보인다. 코듀로이 재질의 바랜듯한 회색 바지, 게다가 핸드폰 같은 것 넣기 딱 좋게 귀여운 주머니까지 달렸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장이 더욱 맘에 든다.
그래도 나의 개성을 표시하기에는 아직 역부족. 적당한 소품이 없을까? 파스텔톤 스니커즈도 신어보고 스카프도 둘러보지만 전체적으로 모노톤인 지금까지의 컨셉에 영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저것 모자를 써보다가 발견한 짙은 청색 헌팅캡. 약간 큰 듯 하면서 이마를 가려주는 게 머리 못 감은 날 딱 좋을 것 같다. 이 정도면 너무 유난하지 않게, 나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겠지?
블루종 점퍼는 3만8,000원, 면티는 1만8,000원, 모자는 2만원, 바지는 3만3,000원 모두 지하1층 '비블루(B Blue)'에서 골랐다. 사지는 못했지만 가죽 재질의 파스텔톤 스니커즈는 6만5,000원∼7만원 사이로 6층 'SIS'에 많고 2만원대의 독특한 니트 모자는 지하 1층 '이스탄불'이 예쁘다.
권영민양 "여성스럽게 사뿐사뿐"
긴 생머리 때문에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옷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이왕 봄 쇼핑 나온 김에 확실하게 요즘 뜨는 아이템으로 무장해야겠다.
매장을 둘러보니 여성스러운 블라우스에는 하늘하늘하고 얇은 시폰 소재가 단연 강세다. 주름이 많이 잡힌 스타일도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밖은 쌀쌀한데 벌써 민소매 셔츠도 많이 보인다. 멋있어 보이는 핑크빛 시폰 블라우스가 독특한 소매와 넉넉한 깃으로 나를 유혹한다. 말라서 그런가? 원래 둘러져 있는 흰 벨트가 심심해 보인다. 다른 옷에 둘러져 있는 앤틱 스타일 벨트를 맸더니 시선이 확실하게 분산돼서 보기 좋다. 옆 매장에 비슷한 스타일의 목걸이가 있어서 해봤는데 위아래로 너무 복잡한 것 같아서 포기. 비슷한 스타일의 작은 귀고리로 대신했다.
신입생인데 청치마로 승부해볼까 한다. 짙은 빈티지 치마를 먼저 입어봤는데 상의에 비해 너무 무거워 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좀 더 옅은 색 청치마로 골랐다. 약간 짧은 것 같지만 이 정도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검정색 구두와 핸드백으로 마무리했는데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보니 같은 스타일 구두도 리본에 파스텔톤이 들어간 것이 많아서 좀 아쉽긴 하다.
시폰 블라우스 5만원, 벨트 2만8,000원, 치마 4만원 모두 지하1층 512호 '선'에서 구입했다. 앤틱 스타일 귀걸이는 2만원으로 지하1층 516호 '로사로즈'에서 끈으로 맬 수도 있는 귀여운 토트백은 지하1층 '메르베이유즈'에서 구입했다. 구입하진 못했지만 파스텔 포인트가 들어간 구두는 약 6만8,000원대로 6층 구두매장에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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