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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내 인생 최고 작품은 언제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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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내 인생 최고 작품은 언제나 다음 영화”

입력
2017.04.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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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안성기 데뷔 60주년

‘한국영화의 페르소나’ 전시 열려

“한눈팔지 않고 매진해 왔고

앞으로도 오래 연기하는 게 꿈”

13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서 배우 안성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13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서 배우 안성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은 언제나 다음 영화라 생각합니다.”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은 ‘국민 배우’ 안성기(65)의 영화 인생은 여전히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한국영화의 역사와 오롯이 포개지는 그의 삶은 스크린을 떠나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마련한 특별전 제목도 그래서 ‘한국영화의 페르소나, 안성기 전(展)’이다. 오는 28일까지 안성기의 대표작 27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식이 열린 13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만난 안성기는 “60년이란 시간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내 나이를 50대 중반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겠다”는 가벼운 농담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다섯 살 때인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연기를 시작해 60년이 지난 현재까지 13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0대 중반까지 아역 시절에만 70여편에 출연했고 영화 ‘하녀’(1960) 등에서 보여준 연기력에 ‘천재 소년’이라 불리며 유명세를 떨쳤다. 학업을 마치고 10여년 만에 다시 영화계로 돌아온 그는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에 출연하며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과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1988),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1993) 등 한국영화계의 이정표가 된 작품에서 그만의 결로 시대의 얼굴을 담아냈다.

안성기는 10여년의 공백을 가진 뒤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에 출연하며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안성기는 10여년의 공백을 가진 뒤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에 출연하며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 ‘고래사냥’에서 안성기는 소탈하고 자유로운 연기로 답답한 현실에 해방감을 전달한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 ‘고래사냥’에서 안성기는 소탈하고 자유로운 연기로 답답한 현실에 해방감을 전달한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 ‘투캅스’에서 평생의 콤비인 박중훈(왼쪽)과 연기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 ‘투캅스’에서 평생의 콤비인 박중훈(왼쪽)과 연기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안성기는 스스로도 “한눈 팔지 않고 영화에만 매진했다”고 말한다. 한국영화가 3류 취급 받던 1980년대 “평생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영화인들이 조금 더 존중 받고, 동경의 대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었다. 그래서 “작품 선택에 더 신중했고, 배우로서 본보기가 되도록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신뢰가 쌓여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짊어졌다. 안성기의 ‘바른 생활 이미지’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저 자신을 다그치고 많이 자제하면서 살았습니다. 대중이 배우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어요. 이전 시기(1970년대)에 쏟아졌던 애정 영화들을 피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그런데 제 성품에 그런 삶이 잘 맞았나 봅니다. 아니면 피곤해서라도 그렇게 못 살았겠죠(웃음).”

그는 30년째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고,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15년간 맡아왔다.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 모두가 영화인의 사회공헌 책무이자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그는 “연기 외적인 활동이 연기를 할 때도 큰 자극이 된다”고 했다.

안성기는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됐던 작품들도 돌아봤다. 유신시대 이후 사회적 변화를 관통하고 있는 ‘바람 불어 좋은 날’과 임권택 감독과의 첫 작업인 ‘만다라’(1981),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고래사냥’은 1980년대 그의 대표작이다. 안성기가 원작 소설을 읽고 정지영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해 만들어진 ‘하얀전쟁’(1992)과 코미디로 연기 세계를 넓힌 ‘투캅스’, 조연으로도 존재감을 확인시켜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도 뜻 깊게 기억됐다. 첫 1,000만 영화로 기록된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 실제 안성기와 가장 닮은 역할이라 애정이 간다는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2006)도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꿈을 묻자 안성기는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나이가 더 들어도 관객들이 나를 보고 싶어할까, 배우로서 매력을 전할 수 있을까, 이것이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제가 배우의 정년을 늦출 수 있다면 후배들도 그 길을 따라올 수 있을 테니까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13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안성기가 웃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13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안성기가 웃으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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