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석원 기자

등록 : 2017.04.09 15:57
수정 : 2017.04.09 20:47

[특파원 24시] 男 보육교사 확산에 日 시끌시끌

등록 : 2017.04.09 15:57
수정 : 2017.04.09 20:47

#1

어린이집 전문인력 부족에

지자체서 남성보육사 확대

#2

“남자 손에 딸 못 맡겨” 성추행 우려한 부모들 반발

한편에선 “의사도 성별 따지나”

보육원 인력난에 허덕이는 일본사회에서 남성보육사가 여아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까지 맡는데 대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보육사 고용사이트 호이쿠조부에서 묘사한 남성보육사.

일본사회가 ‘남성보육사’ 적절성 논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보육원(어린이집) 입소난과 전문인력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적성에 따라 보육사(어린이집 교사) 업무에 투신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지만 아이에 대한 성추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반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남성보육사가 내 딸의 옷을 갈아 입혀선 안 된다”고 성토하고 있다.

발단은 도쿄 옆 지바(千葉)현 지바시가 올 1월 ‘남성보육사 활약추진계획’을 시행하면서부터다. 시장이 직접 트위터에 “남성보육사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여성보육사와)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적극 홍보하면서 찬반양론이 불붙은 것이다. 시당국에 따르면 시립보육시설에서 일하는 정규직 보육사 700명중 남성은 7.1%인 50명이다. 이전에는 보육원에 따라 남성보육사가 여아의 옷을 갈아 입히는 일을 돕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책시행으로 성별과 관계없이 보육업무를 전부 수행토록 규정됐다. 이에 따라 시내 59곳의 시립보육원에서 아이의 탈의나 용변을 남성보육사도 담당하게 됐다.

이번 계획의 목적은 일하기 쉬운 환경정비에 맞춰져 있다. 보육사가 턱없이 부족해 남녀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지바시는 보육원에 남자화장실과 탈의실을 설치하고, 남성직원이 소외되지 않게 2명 이상을 배치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찬반으로 치열하게 갈리고 있다. “집에서 남편이 딸아이 육아를 도맡고 있어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여자아이는 반드시 여성직원이 다뤄야 안심된다”는 반대 입장도 팽팽하다.

일본 전역에선 남성보육사가 꾸준한 증가추세다. 후생노동성은 6만3,837명(2016년 4월 현재)의 남성보육사가 등록됐고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집계했다. 물론 남성보육사의 비율은 4.6%에 불과해 132만명에 달하는 여성보육사에 크게 못 미친다.

사회적 우려가 급증하면서 남성보육사들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기저귀를 교환하는 행위는 유아의 건강상태를 관리할 뿐 아니라 유아와 표정을 주고받고 신뢰를 형성하는 보육의 근간이라는 이유도 있다. 남성보육사 관련단체는 “의사라면 성별을 묻지 않았을 것이다”며 “전문직으로서 우리를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부모들의 우려를 탓할 수만은 없다. 남성보육사에 의한 어린이 성추행사건도 드물지만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를 의식해 남성보육사 단체는 여아와 단둘이 있는 상황이 없도록 상호 관리하는 자체지침을 마련했다. 지바시 당국은 “남성보육사의 활약은 가정에서 남성의 육아참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남녀가 공동으로 육아를 맡는 것은 시대의 흐름인 게 분명하다. 가정이든 보육원이든 남녀의 육아분담을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남성보육사를 지지하는 측의 주장이다. 그렇더라도 부모가 불안해한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일본사회의 실험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 같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의 여성 보육사들이 아이들을 단체로 이동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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