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비주류 탈당 도미노 가능성
총선 이어 2017 대선 구도 격랑 일 듯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이 결국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안 의원은 13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탈당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대체적인 전언이다. 이 경우 야권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빅뱅’ 수준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대표와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며 “안 전 대표가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지난 6일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마지막 제안이라면서 재차 촉구했지만 문 대표가 다시 거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이미 상황은 끝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측근인 문병호 의원도 “백의종군과 탈당을 놓고 고민을 해 왔지만 탈당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13일 오전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거취를 비롯한 당내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 의원은 당초 10일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수도권 의원 및 중진들의 중재안 등을 보고 판단하자는 주변의 만류에 따라 입장표명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탈당 선언 이후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과 당장 손을 잡기보다 당분간 3지대에 머물며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이 13일 실제 탈당을 선언하게 되면 그 동안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던 비노ㆍ비주류 세력의 대규모 탈당 도미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야권 분열에 따른 내년 4월 20대 총선의 지형 변화는 물론 2017년 대선 구도의 격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탈당을 결행한 뒤 천정배 의원 등과 손을 잡게 되면 당장 내년 총선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안 의원이 13일 이전 문 대표와 최종 담판을 통해 극적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안 의원이 탈당을 결행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을 분열시켰다는 비판론이 제기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총선에서 패배라도 하게 되면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 근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에서 기자회견 일정을 이틀이나 앞서 공지한 것도 문 대표의 입장 변화나 극적인 막판 대타협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이미 탈당 쪽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만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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