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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 소리만 요란한 수입차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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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 소리만 요란한 수입차 업체들

입력
2018.01.17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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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게이트’ 파장으로 퇴출된

아우디ㆍ폭스바겐 판매 재개 선언

리콜 이행 실적 절반도 못 미치고

찔끔 보상에 법적공방 진행 중

국내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높아

‘권리 지키기’에 적극 나서기도

폭스바겐 코리아는 다음달 1일 '신형 파사트 GT'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폭스바겐 코리아는 다음달 1일 '신형 파사트 GT'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판매 이틀 만에 A7 146대가 모두 팔렸습니다. 아우디는 한국시장에서 이른 시간 내 재건할 겁니다.”(아우디 코리아 딜러)

아우디ㆍ폭스바겐이 한국에서 공식 판매 재개를 선언했다. 전 세계에서 배출가스를 눈속임한 ‘디젤게이트’ 파장 속에 사실상 국내에서 퇴출당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이나 사과도 없이, 프로모션을 앞세운 과거 판매행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가뜩이나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로 수입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국내 소비층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9월 디젤게이트 이후 아우디ㆍ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판매에 들어갔다. 아우디 코리아는 대형 세단 ‘A7 50 TDI 프리미엄’(2017년식)을 20%가량 할인해 8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고, 폭스바겐 코리아는 다음 달 1일 ‘파샤트GT’를 시작으로 아테온 티구안 등을 본격 판매한다.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으로 2016년 8월 판매 인증이 취소된 이후 오랜만에 다시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배출가스를 조작한 디젤차에 대한 리콜 이행 실적은 아우디 46%(3개 차종), 폭스바겐 39%(7개 차종) 등으로 목표치(8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리콜 이행률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없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국내 소비자에 대한 보상도 미국(최대 1인당 1,200만원 보상) 등과 달리 1인당 100만원에 불과한 차량 관리 바우처만 제공했을 뿐이고, 인증서류 조작,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70여건의 법적공방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리콜률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며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추가 조치 등은 내부적으로 아직 조율이 안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소극적인 일부 수입차 업체들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동시에 수입차 구매자들의 소비자 권리 지키기도 적극적으로 변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에 구제 신청을 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가 2013년 198건에 2016년 289건으로 늘었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 판매감소로 즉각 연결된다. 혼다 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7월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CR-V’에 부식이 발견된 후 ‘뉴 어코드’ ‘올 뉴 오딧세이’ 등까지 잇따라 녹이 발견됐다는 지적에도 리콜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12월 판매실적이 6월(1,750대)의 32.3% 수준인 566대로 떨어졌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결함이 발견된 에어백에 대해 “결함 제품과 다른 설계ㆍ공정으로 만들었다”며 국내에서 리콜을 하지 않고 버티다가, 중국에서만 지난 10월 리콜에 나서 차별 논란이 커졌다. 벤츠는 신속히 세계 시장에서 두 번째로 국내 리콜에 나서 위기를 모면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차 업체들이 교묘하게 해당 판매국에서 법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찾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나서서 기업이 불공정 행위를 생각할 수도 없도록 징벌적 손해 배상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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