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 지정됐는데도 기념탑과 공원 기념회관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대구 2ᆞ28
“2ᆞ28없는 2ᆞ28기념공원은 없애자.”
대구 2ᆞ28 민주운동이 정부 공식기념일로 지정된 지 2년째를 맞고 있으나 2ᆞ28 명칭을 딴 기념회관과 공원, 기념탑이 제각각 흩어져 있어 2ᆞ28의 구심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ᆞ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내년 2ᆞ28 민주운동 60주년을 맞아 2ᆞ28 정신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상징물을 두류공원으로 한데 모으기 위한 시민운동에 나섰다.
13일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2ᆞ28민주운동기념탑’은 1990년 2월28일 명덕네거리에서 달서구 두류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2ᆞ28기념중앙공원은 2003년 12월 2ᆞ28 민주운동을 기념해 대구 중구 공평동에 만들어졌고, ‘2ᆞ28민주운동기념회관’은 2013년 2월28일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중구 남산동에 개관하면서 2ᆞ28 운동의 구심점이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달 28일 59주년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권영진 대구시장, 우동기 2ᆞ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 시민, 학생 등 1,500여명이 두류공원 내 2ᆞ28 민주운동기념탑을 참배했다. 이어 북구의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기념식을 갖고 중앙네거리를 거쳐 2ᆞ28공원까지 1.3㎞ 구간을 행진한 후 민주의 횃불 점화식도 거행했다.
하지만 당초 2ᆞ28대구민주운동기념사업회와 대구중앙초등학교총동창회의 논란 끝에 이름이 결정된 2ᆞ28공원에는 2ᆞ28 관련 연관성이나 상징물이 없어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 공식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 열린 지난해 행사에서 2ᆞ28 기념탑이 있는 두류공원을 찾았으나 2ᆞ28공원은 방문하지 않아 이 공원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여기다 2ᆞ28기념회관은 옛날 2ᆞ28학생의거기념탑이 있던 명덕네거리 부근 이면도로에 있고 주차장도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ᆞ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상징성 없는 2ᆞ28공원 대신 기념탑이 있는 두류공원을 ‘2ᆞ28민주운동기념두류공원’으로 명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또 2ᆞ28기념회관도 13일 리모델링 후 재개장한 두류공원 내 두류도서관으로 이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동기 2ᆞ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은 ”국가기념일이 된 2ᆞ28민주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기리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념회관과 2ᆞ28공원을 기념탑이 있는 두류공원으로 한데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김규학 의원은 15일 열리는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2ᆞ28 민주운동 당시 학생들의 행진 시작점인 명덕네거리에서 최고 집결지인 대구역 네거리까지 2.28㎞를 ‘2ᆞ28민주로(路)’로 지정하고 중앙네거리를 ‘2ᆞ28중앙네거리’로 개명할 것을 제안키로 했다.
김 의원은 “2ᆞ28민주운동의 역사적 가치확립과 체계화된 자료수집을 위해 ‘대구민주정신박물관’도 건립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2ᆞ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28일 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를 바로잡기 위해 대구 도심에서 벌인 행진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민주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3ᆞ15의거와 4ᆞ19혁명의 불씨를 당긴 이 운동은 지난해 2월6일 국가기념일로 승격됐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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