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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한국어의 음절

입력
2018.06.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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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모의 아버지를 [하라버지]라고 발음하는데, [하라버지]라는 말소리는 음향 음성학적으로 연속되어 있는 소리지만 우리는 이를 4개의 음절로 분리해 인식한다. 음절은 다시 음운론상의 최소 단위인 음소로 나눌 수 있어서 [하라버지]는 ‘ㅎ, ㅏ, ㄹ, ㅏ, ㅂ, ㅓ, ㅈ, ㅣ’와 같이 8개의 음소로 분절된다.

한국어에서는 자음과 모음이 음소의 단위가 되는데, 모음은 홀로 하나의 음절이 될 수 있지만 자음은 앞이나 뒤에 모음을 동반하지 않으면 음절이 될 수 없다. 이처럼 모음은 단독으로 하나의 음절이 될 수 있지만 자음은 홀로 음절이 될 수 없는 이유는 한 음절 내에서 ‘개구도’ 즉 ‘입의 벌림 정도’가 가장 큰 음소가 모음이기 때문이다.

[하라버지]의 첫음절 [하]에서 ‘ㅎ’은 그 자체로는 개구도가 매우 작지만 ‘ㅏ’와 같이 개구도가 큰 모음과 결합하면서 ‘하’라는 음절이 만들어진다. 음절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성분을 음절핵(音節核)이라고 하는데, 한국어에서 음절핵은 언제나 모음이고 그 앞과 뒤에 자음이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버지’의 경우 첫음절인 ‘아’는 모음 앞에 자음이 오지 않았는데, 초성으로 표기된 ‘ㅇ’은 실제 음가가 없이 음절의 첫소리가 모음이라는 표시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어의 말소리는 모음의 앞과 뒤에 자음이 하나씩만 올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값’의 발음은 [갑]이 된다. 그런데 영어의 말소리에서는 모음의 앞과 뒤에 여러 개의 자음이 올 수 있어서 ‘strike’의 발음인 [straɪk]는 모음인 /aɪ/ 앞에 3개의 자음인 /str/을 초성으로 가져 1음절의 말소리가 된다. 하지만 이를 한국어의 말소리로 하면 [스트라이크]처럼 5음절이 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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