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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MB까지 소환 된다면 보수통합의 발화점 될 듯”

입력
2017.11.18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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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의원 한국당 복당은

친박 견제와 지방선거 우려 결합

내달 원내대표 경선 친박 vs 비박

홍문종ㆍ김성태ㆍ나경원 등 준비

안ㆍ유 회동 후 연대ㆍ통합 솔솔

민주당에선 “쉽지 않을 것” 관망

야 “전병헌 쳤으니 우리도…”

숨죽이며 검찰 수사 언급 자제

김무성(오른쪽)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무성(오른쪽)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바른정당 의원 9명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시작으로 야권 발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렸다. 유승민 대표 등 바른정당 잔류파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계의 연대ㆍ통합 논의도 가시권에 들었다. 국민의당 호남계의 더불어민주당 결합 가능성도 주목 받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재편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달빛 사냥꾼(달빛)= 9일 김무성 전 바른정당 의원 등의 입당으로 한국당 의석이 116석으로 늘었습니다.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 의석이 늘어나긴 했지만 사실 이것이 보수통합이냐고 물어본다면 한국당 관계자들도 고개를 내젓습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친박 견제 의도’와 복당파의 ‘내년 지방선거 걱정’이 결합해 만들어낸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죠.

야인시대(야인)= 아직은 복당파도, 친박계도 자중하는 분위기입니다. 강성 친박 의원 몇몇이 언론에 복당파를 비난하는 말을 하긴 했지만 바로 진화가 됐죠. 양쪽 모두 다음달 중순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 집중하고 있어요. 3선 이상이 풍년인 한국당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후보군만 10명 가까이 돼요.

달빛= 원내대표 경선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야인= 결국 친박 대 비박의 대결이 될 거예요. 비박계 중에서는 김성태 의원이 진작부터 출마를 벼르고 있지요. 반면에 친박계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투지를 불사르고 있어요. 중립 나경원, 온건 친박 한선교 의원도 거론되나 김성태 홍문종 의원 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아요. 비박계에선 “국정은 물론 당무 농단 책임까지 있는 친박계가 어떻게 지금 원내대표가 될 수 있느냐”, 친박계에선 “통합한다며 들어와놓고 원내대표 후보 내는 게 말이 되느냐, 그것도 당 버렸다가 다시 들어온 배신자가”라고 주장하죠.

달빛= 홍 대표와 친박계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죠. 그는 16일 한 당내 행사에서 “내부 혁신하고,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친박 핵심을 쳐내서 깨끗한 그릇을 만들 때 멀어진 민심이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친박 핵심을 쳐내는 일에서는 손을 뗀 것 아닌가요? 양측의 타협 얘기도 나오던데요.

세탁기=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상황을 관망 중입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지고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라고 홍 대표 측은 설명해요. 홍 대표를 공격하는 녹취록 이야기를 꺼낸 건 서 의원이지만 결국 침묵해버린 것만 봐도 그렇다는 거죠.

야인= 두 의원을 제명 시키려면 현행 당규상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정우택 원내대표가 자기 임기 내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어요. 홍 대표는 의총 소집 권한이 있는 원내대표에게 미룬 모양새고, 현 원내대표는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기 싫으니 차기 원내대표에게 공을 넘긴 거지요. 만약 비박계에서 차기 원내대표를 배출하면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지뢰 같은 사안입니다.

달빛= 당 안팎 친이계 출신의 결집도 눈에 띄는데요.

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친이 직계인 조해진 전 의원을 만나서 했다는 얘기가 관심인데요. ‘보수야당이 결집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 프레임에 맞서라’는 메시지 아니냐는 거죠.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혹은 내각에 있었거나, 그때 배지를 단 의원들이 여의도에 아직 다수 포진해있거든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서 이 전 대통령까지 검찰에 소환된다면 그게 보수통합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달빛= 바른정당의 13일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유 대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요.

세탁기=유 대표 선출 이후 바른정당 2차 탈당 사태는 당분간 봉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의원들도 다들 의지를 불태우고 있죠. 탈당 사태와 전대 과정에서 포용력을 지적 받았던 유 대표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15일 저녁 기자단 만찬 자리에 등장한 유 대표는 평소 교수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는데요. 풀어진 넥타이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술잔을 나누는 스킨십이 인상적이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야인= 앞으로 한 달이 중요하죠. 12월 중순까지 중도보수통합의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땐 바른정당에서 추가 탈당 사태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유 대표가 당선되긴 했지만, 정말 어려운 위기의 시기에 된 거라 스스로도 "마음이 무겁다"고 말해요.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상대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상대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달빛= 유승민ㆍ안철수 대표의 14일 회동 후 양당의 선거연대 통합 얘기가 솔솔 흘러나옵니다.

국회 본청 표류기(본청)= 국민의당 내부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성엽 의원 등 강성 호남계와 최명길 의원 등 강성 안철수계가 당장의 자멸은 피하자는 생각으로 공개 설전은 자제하며 수습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긴 하죠. 그런데 이게 말 그대로 자제 정도이지 싸우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달빛= 안철수 대표 측과 국민의당 호남계 중진의원들의 입장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느낌입니다.

본청= 예산정국과 여러 현안들이 있어 당장 당이 쪼개지진 않겠지만, 내년 초부터는 당내 폭탄에 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젠가 터질 폭탄을 안 대표가 과감히 당 밖으로 던져 버릴지, 안고 자폭을 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안 대표의 고집도 보통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당 분열 쪽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달빛=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비리 의혹 사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등으로 여권이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있죠.

본청 =눈에 띄는 건 야당 의원들이 유독 전병헌 수석 수사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라는 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정치권에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캐비닛에 여야 할 것 없이 배지들에 대한 정보가 꽉 차 있다. 전병헌 쳤으니 이제 자유롭게 야당도 수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합니다. 그렇다 보니 전병헌 사퇴와 수사를 강하게 주장했어야 할 야당이 생각보다 강한 발언을 안 하고 있죠. 자기들도 어찌될지 모르는데 괜히 검찰과 여권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랍니다.

달빛=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반응은 조금 다르죠?

본청=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면 “그것 봐라. 또 독선적으로 저런다”고 공격하면 되는 거고, 예산안이나 개혁입법안 국회 통과를 연계시킬 듯 군불을 피우며 여당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발전법 개정안 통과나,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여당에게 뭔가 받아낼 수 있다고도 생각하기도 해요. 다음주 홍종학 장관 임명이 강행되면 여야 대치 정국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여의도 구공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지방선거 전까지 현재의 여야 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각 당 상황을 봤을 때 시간적 제약 등으로 당 대 당 통합까지는 쉽지 않다는 거죠.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부분에서 야당이 선거연대 등을 통해 간을 본 뒤 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개편에 다시 불이 붙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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