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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동영상 시대 공연 표절 의혹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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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동영상 시대 공연 표절 의혹의 확산

입력
2015.11.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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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형 연출의 연극 '메피스토' 한 장면.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서재형 연출의 연극 '메피스토' 한 장면.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루마니아 연극 ‘파우스트’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루마니아 연극 ‘파우스트’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26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창극 ‘아비, 방연’의 연출가와 극작가는 부부 콤비로 이름 난 서재형(45) 한아름(38)입니다. 그리스 비극을 재해석한 창극 ‘메디아’를 비롯해 뒤마의 ‘삼총사’를 비튼 ‘죽도록 달린다’ 등 고전을 재해석한 개성 강한 무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작년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연극 ‘메피스토’ 역시 독일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었죠.

한데 ‘메피스토’는 공연 당시 루마니아 라두스탕카 시비유 국립극장에서 2007년 초연한 연극 ‘파우스트’와 기본 설정과 무대 디자인, 소품 등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주인공 파우스트보다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에 방점을 두고 원작을 재해석했는데, 이 역을 여배우가 맡아 마이크를 변조한 듯한 독특한 음색으로 연기했습니다.

http://www.tnrs.ro/spectacole/faust http://www.sac.or.kr/saconscreen/index.jsp#none

이밖에도 ▦전반부 파우스트의 서재, 후반부 제의 등 핵심 장면의 무대 디자인 ▦극 중반부 아이들의 코러스 동선 ▦배우 여러 명이 돼지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제의 장면 등 몇몇 중요한 요소들이 매우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연극인은 없었고, 이 작품을 기획한 예술의전당 역시 “연출가에게 (표절 의혹을) 문의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혀 유야무야됐습니다.

1년이 지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최근 서재형 연출가가 신작 ‘아비, 방연’ 초연을 앞두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처음 입을 연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한국일보에 “당시 두 작품을 함께 본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두 작품은 다른 작품인데 왜 대응하냐’고 말씀하셔서 일일이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나도 그 작품을 보았지만 ‘당신 같으면 그대로 베끼겠느냐?’고 묻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아름 극작가는 “메피스토를 애초 남-녀 또는 연극인-창극 전공자 2명으로 기획했지만 섭외 일정이 맞지 않아 여배우 한 명으로 대체했다”며 “(표절 의혹을 받은) 돼지가면 장면 역시 ‘파우스트’ 한 구절을 무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작 ‘아비, 방연’을 제작하는 국립극단 관계자는 “(섭외 전) 표절 의혹은 들었으나, 해당 작품을 보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우스트 공연 모습.
파우스트 공연 모습.

연극은 ‘찰나의 예술’이지만, 영상으로나마 두 작품을 비교해 볼 수는 있습니다. 표절 의혹이 확산된 것도 루마니아의 ‘파우스트’ 공연 풀버전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메피스토’를 제작한 예술의전당은 이 작품을 공연 영상화사업 ‘SAC ON SCREEN’ 작품으로 선정, 공연 실황을 DVD로 제작해 예술의전당은 물론 지방에서도 최근까지 상영했습니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http://www.sac.or.kr/saconscreen/schedule.jsp)에서 ‘메피스토’ 상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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